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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대약국 가담자에 중형 유지된 이유는? '국민건강 외면'

법원, 면대증거 외에 비약사 판매 '지적'…지역 약사 "자정노력 절실"

2019-07-11 06:00:30 홍대업 기자 홍대업 기자 hdu7@kpanews.co.kr

[춘천·원주 면대약국 관련 항소심 재판결과 분석]

10일 서울고법 춘천재판부는 춘천 및 원주지역에서 3곳의 면대약국 개설 및 운영에 가담한 관련자 5명 가운데 1명을 제외하고 항소를 모두 기각했다.

이로써 면대업주 A씨는 징역 5년형을, 관리부장 B씨는 징역 3년형을, 면대약국 3곳중 1곳에서 무려 3년 9개월 동안 면허를 빌려주고 일했던 C약사는 징역 3년형을, 원주의 면대약국에서 명의를 빌려주고 근무했던 D씨는 3000만원의 벌금형을 그대로 유지하게 됐다.

이들은 7일 이내에 대법원에 항고하지 않으면 이 형은 확정된다.

다만 재판부는 춘천시내의 또 다른 면대약국에서 면허를 빌려주고 근무했던 E약사에 대해서는 다른 판단을 내렸다. 1심에서 징역 2년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던 그는 2심에서는 원심이 파기되고 영어의 몸에서 풀려났다.

서울고법 춘천재판부(춘천 제1형사부, 재판장 김복형)가 이같은 판단을 내린 이유는 뭘까.

재판부는 먼저 이들 피고인이 면대약국 3곳에 대해 개별 약사가 개설하고 운영한 것이라며 양형이 부당하다고 항소했지만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이날 선고에서 A씨가 춘천 및 원주지역에서 면대약국 3곳을 개설, 운영했다는 구체적인 증거를 언급하면서 특히 ‘비약사 판매’를 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재판부는 춘천 외곽지역의 면대약국 직원이 수사과정에서 ‘B부장이 면접을 봤고 개설약사로 돼 있는 C약사는 이에 전혀 관여하지 않았고 B부장이 자신을 채용했다’, ‘C약사는 다른 약사들과 다름없이 일하다가 퇴근 시간만 퇴근 그냥 퇴근했는데, 자기 약국이라면 직원들도 챙겼을텐데 전혀 그런 게 없었다’ 등의 진술을 인용했다.

약국의 다른 직원도 ‘면접을 보러 갔을 때 B부장이 면접을 봤고 C약사에게는 인사만 했다’고 진술한 내용과 ‘제약사 직원들이 오면 거의 A씨(면대업주)가 사무실에서 의약품 대금 결제를 했다’, ‘C약사는 제약사 직원들과 인사만 했다’ 등의 진술도 인용됐다.

춘천시내에 있는 또 다른 면대약국에도 A씨와 B씨가 실제적인 경영과 자금 및 약국관리에 관여했고, 원주의 면대약국에는 필요한 의약품을 직접 가져다주기도 했다고 재판부는 지적했다.

재판부는 이와 함께 “피고인들의 주장처럼 3곳의 약국이 각각의 약사들이 개설한 약국이라면 다수의 차명계좌를 이용하거나 계좌에서 현금을 인출해 다른 계좌에 입금하는 등 번거롭고 복잡한 방식으로 자금을 관리할 필요는 없었을 것”이라며 “그런 방식을 취했다는 것은 3개 약국이 각각 개별 약사가 개설한 약국이 아니라는 점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일침을 놨다.

특히 재판부는 “약사법(제20조 제1항)에서는 의약품의 오남용을 막고 영리목적으로 약국을 개설할 경우에 발생할지도 모르는 국민건강상의 위험을 미리 방지하기 위해 약국 개설자를 약사로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면서 “피고인 A씨는 이같은 약사법 취지를 위반하고 3개의 면대약국을 개설, 운영하며 이익을 취했다”고 판시했다.


10일 오전 춘천지방법원에 게시된 재판일정. 붉은 색 부분이 면대약국 관련 피고인 및 위반 법률이다.


아울러 “춘천 외곽지역의 면대약국과 원주의 면대약국에서는 약사가 아닌 사람으로 하여금 의약품을 판매하게 한 점도 양형에 불리하게 작용했다”고 밝혔다.

면대업주 A씨와 관리부장 B씨, 면대약사 C씨의 경우 구체적인 증거 외에도 비약사 판매 등 약사법을 위반해 국민건강을 도외시했다는 점과 계속해 범죄사실을 부인하는 등 반성하고 있지 않다는 점이 항소의 기각 원인인 셈이다.

D약사는 1심에서도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태도를 보였지만 비약사 판매 등 약사법 취지에 반하는 불법행위를 한 점이 부정적으로 작용해 항소심에서 양형을 줄이지 못했다.

그러나 춘천 시내 면대약국에 관여한 E씨는 약사로서 약사법의 취지에 반한 행동을 했고 편취금액 역시 적지 않지만 다른 면대약국 2곳과는 달리 ‘비약사의 의약품 판매’가 없었다는 이유로 원심을 파기하고 집행유예가 선고된 것이다.

이번 판결과 관련 익명을 요구한 지역의 한 약사는 “주요 피고인에 대해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양형에 변화가 없었다는 것을 보면 법원은 면대업주가 약국관리를 한 정황이 뚜렷하다고 봤고 피고인들은 반성의 기미를 보이지 않은 것 같다”고 관측했다.

이 약사는 “지역약사사회에서 더 이상 무자격자가 법망을 피해가며 지능적으로 면대약국을 운영하는 행태는 없었으면 한다”면서 “지역약사회가 발 벗고 나서야 하고 약사사회의 자정노력도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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