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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무가내 도매자본…'약국 자리가 사라진다'

현장 적용할 실질적 법 개정 및 가이드라인 시급

2019-12-03 06:00:25 감성균 기자 감성균 기자 kam516@kpanews.co.kr

‘명확하게 불법은 아니다. 하지만 의심은 여전하다. 그렇지만 증거가 없다.’ 

도매자본의 약국 침투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최근에는 더욱 대담한 상황이다.

최근 확인된 서울 동작구 소재 한 문전약국의 매매에서도 이같은 내용을 짐작할 수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월 25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이 약국의 적정 매매가는 약 60~70억원 수준으로 평가됐다.

다만 해당 약국의 약사로서는 다소 아쉬웠던지 쉽사리 매매가 이뤄지지 않았다. 

그러던 중 한 도매업체가 매입에 나섰다. 

결론적으로 시장 가격의 두 배가 넘는 150억원에 매매가 이뤄졌다.

일반 약사들은 엄두를 낼 수 없는 금액이다.

이처럼 막강한 자본력을 앞세워 약국 입지를 독점해 버리면 그 폐해는 엄청나다. 결국 포화상태의 약국입지는 비정상적으로 가격이 폭등하며 약국 전체의 매매가를 상승시키고, 평범한 약사들의 약국 구하기는 하늘의 별따기가 된다.

약사회 한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처방전 매수에 비례해 약국 매매가가 정해지고는 하지만 여러 가지 상황이 고려된다”며 “평균 시장가격을 훨씬 뛰어넘는 높은 가격은 마치 투기자본이 부동산에 뛰어들어 아파트 가격을 올려놓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비유했다.

이 업체는 대표 약사의 매각 의지에 따라 이뤄진 것이며, 임대업과 투자 용도로 샀을 뿐 약국 경영이나 도매 전납 등의 의도는 전혀 없다는 입장이다.

도매업체가 약국 자리를 매수해 다시 약사에게 재임대하는 등의 방식은 명확하게 불법으로 규정할 수 없거나 쉽사리 그 정황을 포착할 수 없을 정도로 조직적인 운영이 이뤄질 개연성이 충분하다는 점에서 우려가 크다.

실제 올해 초 대한약사회 약국자율정화TF가 6개월간 진행한 자율정화 사업에서도 이같은 우려는 뚜렷히 포착됐다.

당시 TF 조사에 따르면 과거 단순히 면허를 빌려주는 방식을 벗어나 조직적인 법인약국 형태로 지분참여 방식이나 월세조정 방식 등 경영에 관여하는 방식의 면허대여 사례가 늘어나고 있었다. 

대표적인 사례가 일부 간납도매의 면대약국 개설·운영이다. 간납도매들이 전국 대형병원 앞 면대약국 개설에 조직적으로 개입한 정황이 상당수 포착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문전약국 개설 과정에서 많은 비용이 들기 때문에 자본력을 바탕으로 간납도매 등에서 약국자리를 선점해 약국 운영에 관여하게 된다는 것이다. 간납도매는 저금리로 전세를 얻어 면대약국을 운영하기도 한다. 

겉으로는 일반 약사가 운영하는 약국처럼 보이지만 속으로는 불법적인 운영방식이라는 지적이다.  

또한 여러 명이 자본금을 형성해 약국을 개설한 뒤 받은 월세 등의 돈으로 여러 약국을 개설하는 형식도 있다는 설명이다. 그렇게 되면 5명이 10~20개 약국을 만들어 체인화시키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는 주장이다. 

약사회 한 관계자는 “최근 1인 1개소에 대한 유디치과 관련 헌법소원 판결이 있어 다행이지만 면허대여 약국 형태가 점차 진화되면서 법망을 빠져나가는 경우가 태반이다. 실질적으로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법 개정과 가이드라인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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