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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밀처방 캠페인 2차 (설문)

유비케어 인수 9부 능선 넘은 GC '큰 그림' 그리나

정부 정책에 데이터 확보 등 '미래 위한 투자' 분석도

2020-01-11 06:00:26 이우진 기자 이우진 기자 wjlee@kpanews.co.kr

제약바이오업계가 기대했던 이른바 '데이터 3법'(개인정보보호법·정보통신망법·신용정보법 개정안)이 통과되기 무섭게 큰 소식이 전해졌다. GC녹십자 컨소시엄이 국내 1위 전자의무기록(EMR) 솔루션 기업인 유비케어 인수를 위한 9부 능선을 넘었기 때문이다.

녹십자의 이같은 움직임을 두고 제약업계에서는 지금 당장은 미미하지만 현재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 방향과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에서의 발전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을 던진다. 유비케어의 인수협상대상에 오르기까지의 과정과 인수 이유를 조금 풀어봤다.

지난 10일 유비케어의 최대주주인 스틱인베스트먼트는 녹십자헬스케어와 시냅틱인베스트먼트로 구성된 ‘스마트헬스케어컨소시엄’을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한다고 밝혔다. 스틱은 지난해 12월30일 매각 본입찰에 참여한 한화생명-한화자산운용PE 컨소시엄 등 두 곳을 대상으로 경매호가식 입찰을 진행한 바 있다.

이번 매각 대상은 스틱의 보유 지분 33.94%에다 2대 주주인 카카오인베스트먼트 지분 18.13%를 포함한 52.07%다. 정확한 매각 가격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매각가격은 약 2000억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비케어는 국내 첫 의원용 EMR 프로그램 '의사랑'과 약국 전용 EMR인 '유팜'을 가진 솔루션 기업이다. 1992년 메디슨의 사내벤처인 '메디다스'로 시작해 2002년 메디슨의 부도 이후 2004년 이수그룹에 인수됐다.

이후 2008년에는 SK케미칼이 이수그룹의 지분 37.99% 중 32.77%를 275억원에 사들인 뒤 43.97%까지 지분을 끌어올렸다. 하지만 2015년 투자사인 스틱인베스트먼트가 해당 지분을 약 800억원에 인수하며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었다.

주인이 수 번 바뀌었지만 시장 내에서 유비케어의 입지는 높았다. 의사랑의 경우 2017년 말 의사랑이 이미 국내 병의원 EMR 시장에서 45%를 점유하고 있다. 유팜 역시 시장점유율은 업계 2위다.

그 사이에 스틱 인수 당시인 2015년 594억원이었던 매출은 2018년 1004억원으로 증가했고 그해 영업이익도 92억원을 기록했다.

이번 인수전은 유비케어의 입지를 통해 새로운 시장을 구축하기 위한 두 '큰 손'의 대결이라는 데서 관심을 모았다. 한화 컨소시엄은 보험업계에서 유비케어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보험-의료 간 시너지를 내는 동시에 자산운용의 수익성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을, GC녹십자 컨소시엄은 우위를 달리던 백신 등의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감소하는 등 제약환경의 경쟁에서 수익성 강화를 찾았다는 분석이다.
GC녹십자의 경우 지난해 유한양행의 자회사인 개량신약 개발 전문기업 애드파마와 합성의약품 연구개발에 함께 나서기로 해 관심을 끈 바 있다.

둘의 협약에 따라 GC녹십자가 애드파마의 개발 기술을 이전 받아 제품 생산과 상업화를 담당하는 한편, 애드파마가 유한양행으로 기술 이전한 순환기 계통 치료제 등 일부 품목에 대해서도 공동 개발과 상업화에 참여하기로 하는 등 합성의약품 부문에서의 신제품 출시를 통해 향후 성장 동력을 모색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투자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실제 GC녹십자는 이번 입찰 전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돌만큼 유비케어의 인수에 관심을 가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이미 투자업계 사이에서는 (유비케어 매각 이야기가 나온) 2018년 말 이후 국내 대형 제약사가 인수에 뛰어들 것이라는 소문이 나온 바 있다"고 말했다.

GC녹십자 측은 이번 인수협상대상자 선정 이후 실사와 재무건전성, 지분 인수 비율 등을 판단해 본 계약을 맺을 계획이다.

△다가오는 데이터 시대 '큰 그림' 분석도

흥미로운 점은 GC녹십자가 인수했을 경우 지금의 흐름이 순풍을 탈 것이라는 분석이다. 성장하고 있는 기업의 매출을 차치하더라도, 최근 정부 차원에서 디지털 헬스케어가 정책의 핵심으로 자리잡으며 향후 성장을 기대할 수 있는 요소가 많다는 것.

대표적인 것이 정부가 지난해 5월 발표한 '바이오헬스 산업 혁신 전략'이다. 발표 중 관련된 내용을 보면 정부는 5대 빅데이터 플랫폼을 구축해 혁신신약 개발과 의료기술 연구를 국가 인프라로 활용하고 100만명 규모의 빅데이터를 오는 2029년까지 구축하기로 했다.

그동안 환자의 질병 정보 등은 개인정보로 취급돼 신약개발 등에 사용되지 못했으나 이번 기회를 통해 이를 가시적인 데이터로 만들겠다는 것.

12월에 나온 과기부의 전략에는 여기에 헬스케어 빅데이터 구축과 활용 및 서비스 2개 분야에 기술 개발을 지원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어 실제 유비케어와 같은 업체가 수혜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분위기에 최근 국회를 통과한 개인정보 보호법·신용정보법·정보통신망법 개정안, 이른바  '데이터 3법'은 향후 데이터를 가지고 있는 이가 신규 비즈니스 모델 개발의 첨병이 될 가능성이 높다.

데이터 3법은 개인 또는 기업이 수집 및 활용할 수 있는 개인정보 범위를 확대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데이터 3법은 의료정보, 유전체, 생활 중 건강데이터를 익명화해 쓸 수 있도록 한다. 유비케어와 유팜은 실제 환자의 차트 및 의약품 복약 현황, 약물 복용 및 치료에 따른 건강 상태를 담고 있다.

환자 동의 등의 과정은 남아있지만 이를 활용할 경우 제약바이오업계가 신약개발에 가장 필요한 환자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어 향후 신약 개발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세계적으로 각광받고 있는 실제 임상 데이터(Real-World Data) 분야도, 향후 유비케어 인수 시 호재로 작용할 수 있는 부분이다.

시판후 조사를 비롯해 세계적으로 실제 임상 데이터를 통해 신약을 개발하고 적응증을 확장하는 제약업계의 연구개발은 각광받은지 오래다. 이미 미국의 경우 '21세기 치유법안' 등을 도입해 연구부터 시판후 조사의 모든 과정에서 RWE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를 위해 필요한 것은 데이터의 질과 접근성, 데이터의 통일성 등이다. 유비케어의 경우 실제 환자의 진료기록을 통일성 있게 저장하고 있으며 처방 데이터를 가지고 있어 이를 활용할 경우 신약 타깃화 등도 사용할 가능성도 열린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최근 들어 유관기관을 비롯해 신약개발을 위한 빅데이터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데이터를 가진 기업을 인수하게 된다면 제약사 스스로에게도 큰 호재가 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보다 미래를 위한 큰 투자로 보는 것이 적절할 듯 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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