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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로서 사회에 대한 봉사는 아름다운 의무”

[당신을 칭찬합니다 4회] 서울 건강한약국 이미선 약사

2020-08-24 05:50:55 김경민·신은진 기자 김경민·신은진 기자 kkm@kp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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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로서 사회에 대한 봉사는 아름다운 의무”

[당신을 칭찬합니다 4회] 서울 건강한약국 이미선 약사

약사들은 어려운 이웃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늘 앞장서고 있습니다. 서로의 장점과 긍정적인 점을 공유하는 계기로 만들어 모든 약사가 칭찬받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출발합니다.


서울 건강한약국 이미선 약사.

‘당신을 칭찬합니다’는 각자의 위치에서 선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직능의 위상 제고에 기여해 칭찬받아 마땅한 약사들을 찾아갑니다. 그 네 번째 주인공은 서울 건강한약국의 이미선(59. 숙명약대) 약사입니다.

두 번째 주인공이었던 김말숙 약사는 사회적 약자를 위해 함께 울고 웃고 또 그들의 앞날은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역할을 한다며 이미선 약사를 칭찬했습니다.
 
이미선 약사는 서울 하월곡동에 있는 집창촌 ‘미아리 텍사스’에서 약국을 운영하며 성매매 여성들의 건강을 보살피고 사회적 소외계층을 위한 기부, 봉사로 선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먼저 본인 소개를 해주신다면?
저는 서울시 성북구 하월곡동에서 건강한약국을 25년째 하고 있는 약사이자 사회복지사 이미선입니다.

◇김말숙 약사가 본인을 칭찬했는데 소감을 말해주신다면?
김말숙 약사는 학교 1년 후배이고요. 제가 인천에서 10년쯤 약국을 했었는데 그때 친하게 지냈던 후배죠. 그런 친구가 저를 잊지 않고 기억해서 추천해 줬다는 게 너무 고맙고 감사하고 또 김말숙 약사와 저는 각자의 자리에서 열심히 살고 있다는 동지애를 느꼈습니다.

◇집창촌에서 약국을 운영하며 취약계층을 보살펴 왔는데, 이곳에 약국을 운영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제가 인천에서 10년쯤 약국을 하다가 이곳으로 이사를 오게 된 원인은 딱 한 가지에요. 친정이 여기에 있습니다. 그때 제가 굉장히 가난했거든요. 다른 곳에 갈만한 여유도 없고 아이를 키워야 하기 때문에 유일한 선택으로 여기를 오게 된 거죠.

◇굳이 집창촌으로 들어오게 된 이유가 있나요? 
지금도 내부순환로 밑으로 정릉천이 흐르고 있어요. 그 정릉천에서 저는 목욕을 하고 놀던 사람입니다. 이 동네에 대한 나쁜 기억이 별로 없고 내 고향으로 온다고 생각했어요. 다른 사람들은 성매매 집창촌이라고 불결하고 손가락질할 수 있지만, 저한테 하월곡동 88번지는 고향이자 나의 어린 시절의 정릉천을 기억하게 해주는 아름다운 공간이죠. 그러니까 여기로 약국을 하는 건 자연스러운 선택이었던 것 같아요. 

◇ 변호사가 되려다 약사가 됐다고 들었는데 그 내용을 말해주신다면?
변호사가 되고 싶었던 이유는 하나에요. 초등학교 2~3학년 때쯤 기억의 가장 끝자락에 보면 이쪽에서 일하는 언니들이 너무 불합리한 대우를 받는 거에요. 애인 때문에 자살했던 언니에 대한 기억도 있고 이 언니들이 너무 불쌍한 거에요. 

변호사가 되어서 이 언니들의 아프고 힘듦을 내가 위로해주고 그 언니의 편이 되어야겠다. 언니들이 이런저런 이유로 돈을 뜯기고 그러니까 그런 게 너무 불쌍하고 딱해서 누구도 편이 없는 거에요. 나라도 편이 되어줘서 변호사가 되어주고 싶었는데 제가 결정적으로 영어를 못했습니다. 어쩔 수 없이 울며 겨자 먹기로 이과를 갔고 어머니의 강력한 권유에 의해서 숙대 약대에 가게 되었죠. 

◇ 약국을 운영하며 오랜 기간 봉사·기부활동을 하고 있는데, 활동내역을 소개해 주신다면?
1996년도쯤 이 동네에서 약국을 하면서 그때는 미성년자들이 성매매 여성으로 일하기 시작했을 때에요. 솜털이 보송보송한 어린아이들이 약국에 오는데 너무 가슴이 아프더라고요. 아이들이 건강하게 일을 하다가 세상에 나갔을 때 기죽지 않고 우울해지지 않게 잘살았으면 하는 마음에서 상담을 시작했었어요.

또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무료 투약을 한다던데 지인들에게 약을 그냥 드린다든지, 2000년대 초반에는 사회복지나 기초생활수급자에 대한 제도가 잘되어 있지 않아서 어려운 사람들이 많았던 것 같아요. 힘든 사람들은 나락으로 떨어지고 마는데 내가 어떻게 할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내 앞에 오는 인연은 내가 챙겨보자 하는 마음으로 한명 두명 도왔던 것이 봉사활동의 시작이었던 것 같아요.

제가 후원하는 곳이 세 곳이에요. 바하밥집, 보육원, 우연히 알게 된 미혼모 가정이 있어요. 그 엄마가 나이도 많고 루프스 환자에요. 작년에 아이가 어렸는데 그 더운데 에어컨이 없는 거에요. 그리고 루프스 질환이 열이 많이 도는 질환이라 일반인보다 더 더워요. 200여만원의 후원금이 거쳐서 에어컨과 기저귀, 분유 등 용품들을 사주고 그다음부터 인연이 되어서 미혼모 가정 돕기를 시작했어요.

바하밥집, 보육원, 미혼모 가정을 돕길 희망하는 약사님들이 계시면 건강한약국으로 연락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특히 ‘바하밥집’을 후원하며 도시빈민층을 돕고 있는데, 계기는 무엇인가요?
바하밥집이 만들어진지는 10년이 됐고 일주일에 3번 노숙자와 빈민들의 급식을 하고 있어요. 성북천의 빈 공간에서 급식을 하고 있어서 자원봉사자도 필요하고 쌀도 필요하죠. 바하밥집과의 인연은 대표인 김현일 씨와의 인연으로 시작했지만, 성북구에서 20여년 간 약국을 하면서 지역에 있는 분들을 돕는 게 나에게 맡겨진 일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사실 이곳을 후원할 수 있었던 가장 큰 힘은 숙명여대 개국동문회와 옵티마케어의 회원들이 많은 도움을 주고 있어요. 바하밥집에서 4년 전에 목욕시설을 만들었는데 한 명이 쓴 수건을 다른 사람이 쓸 수 없는 거에요. 남성·여성 의류, 생필품 종류에 대한 기부를 받는데 숙명여대 개국동문회와 옵티마케어 소식란에 알리면 후원품이나 후원금을 보내주세요. 

바하밥집이 요즘 많이 힘들어요. 코로나로 인해 사람들이 수입이 줄면서 후원도 줄어서 엄청 어려운 거에요. 또 요즘 대면 식사가 안 돼서 도시락에 음식을 골고루 담아서 나눠주는데 밥 한 끼 대접하는데 25만원에서 30만원이면 되거든요. 근데 지금은 한 끼 밥값이 70만원인 거에요. 지금 나눠주는 도시락은 훨씬 질이 떨어지는데 돈은 더 많이 들고 후원금은 줄어들었어요. 

사실 저는 돈은 없어요. 약국도 작고 병원 처방도 없고 저는 전달하는 통로, 수로의 역할을 하는 삶인 거죠.

◇취약계층에 대한 약사의 역할은 무엇이라 생각하나요?
어렵고 예민한 문제이긴 한데 약사라는 계층은 사회에 빚진 자라고 생각해요. 왜냐하면 사회계층 속에서 약사가 차지하는 위치는 낮은 위치는 아니거든요. 많이 배웠고 경제적인 능력을 본인이 갖고 있고 그것을 통해서 다양한 가치실현도 할 수 있는 계층이고 그렇기 때문에 사회에 대한 봉사를 아름다운 의무라고 생각해요.
 
많든 적든 사회에 빚을 진 부분에 대한 답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젊은 후배들이 약대를 졸업해서 다양한 직업들을 가지고 나갈 때 누군가를 거창하게 도와주는 것이 아니라 옆에 있는 사람, 내 가족, 동료, 걸어가면서 만난 사람들에게 사랑을 나눠주고 함께 할 수 있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앞으로의 계획과 목표는 무엇인가요?
조금 더 나이가 들면 작은 도시 언저리에서 조그만 약국을 하지 않을까 생각해요. 약국을 하면서 제가 가장 하고 싶은 것은 두 가지에요. 하나는 맛있는 밥을 원가에 주는 밥집, 두 번째 아이들에게 공부를 가르치는 공부방, 공짜는 안 되더라고요. 한 달에 1만원을 받던 2만원을 받던 약간의 돈을 받고 할 수 있는 그렇게 노후 생활을 할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칭찬하고 싶은 약사를 추천해주고 그 이유를 말해주신다면?
제가 약국을 한 지 36년 됐는데 약국도 사회 트렌드에 맞게 변화가 이뤄져야 된다고 생각해요. 저희 약국은 변할 게 없지만 새로 약국을 시작하고 새로 약사라는 직능에 뛰어든다면 다른 마인드로 대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제가 추천하는 이분은 새로운 마인드로 약국도 하시고 다양한 직역의 약사들이 갖춰야 할 교육, 전문성이 길러질 수 있는 책이나 트렌드를 만들어서 앞으로 선도해 나갈 훌륭한 약사라 생각해서 추천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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