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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제약·약국 모두 불편한 '약가 논쟁' 해법은 없나

고래싸움 새우등 터진 약국가 ‘이번엔 해결될까’ 기대

2020-10-13 05:50:59 이종태 기자 이종태 기자 leejt@kpanews.co.kr


코로나와 독감백신이 이슈인 2020년도 국정감사에서 제약업계의 간담이 서늘해지는 내용이 발표됐다. 정부의 약가인하 조치에 대해 소송 등으로 그 적용시기를 늦춰가고 있는 제약사들에게 복지부가 '부당이익'으로 간주하고 환수를 검토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특히 정부는 최근 콜린알포세레이트의 급여제한으로 인해 업계와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는 만큼 국정감사 이후 갈등요소가 작용할 확률도 높은 상황.

약국가에서도 제약사와 정부의 약가인하 다툼은 주요 관심사 중 하나다. 장기간 진행되는 약가인하 소송의 특성상 약가가 등락을 반복하면서 약국에서는 구입약가와 청구약가의 불일치로 심평원에서 환수 및 소명자료를 요구하는 것은 물론 현지조사도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약사공론은 이번 국정감사에서 처음으로 공론화된 약가 환수조치 대한 실현 가능성을 짚어보고 약업계의 입장을 정리했다.

지난 8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박능후 장관은 건강보험에 등재된 의약품의 급여기간이 소송으로 연장되는 경우 그 기간동안 발생된 이익을 차후에 환수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현행 약사법상에서는 약가인하 발생효력 시점이 늦어지면 그 기간 제약사가 이익을 얻고, 반대로 국민건강보험 보험자는 손실을 입는다. 반면 시점이 빨라지면 그만큼 보험자가 이익을, 제약사는 손실을 받는다.

이 과정에서 정부가 이겼을 경우 제약사는 집행정지 기간동안 얻은 이익을 환급하지 않는다. 반대로 제약사가 이겼을 경우 정부도 그 이익을 제약사에게 돌려주지 않는다.

약가인하 환수에 대한 논의는 정부가 콜린알포세레이트의 급여를 축소한 이후 제약사가 제기한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법원이 인용하면서 대두되기 시작했다. 본안소송이 끝나기 전까지 제약사들은 기존 급여를 유지하고 종전대로 약가적용을 받게되면서 거액의 건보료가 지출될 우려가 생긴 것.

이에 국회에서는 해당 약물에 대한 급여환수를 위한 제도를 마련해달라고 주문하자 박능후 장관은 “콜린알포세레이트에 대한 정부의 급여축소 결정은 옳았다”며 “본안소송에서 반드시 승소해 제약사들의 부당이득을 환수하겠다”고 밝혔다.

제약업계에서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몇해전 있었던 정부의 일괄약가인하나 최근 콜린알포세레이트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업계가 충분히 준비를 하고 정책이 집행되지 않는 상황에서 사실상 소송을 원천봉쇄하겠다는 일종의 ‘으름장’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업계에서는 정부의 급여제외 및 축소 결정이 받아들이기 어려울때가 많기 때문에 법리적으로 더 다퉈볼 수 있는 경로는 남아있어야하지 않겠다는 주장이다. 특히 제약업계와 정부의 소송뿐 아니라 민형사상 분쟁에서도 일방적으로 잘못을 하는 경우는 극소수기 때문에 법의 중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향후 정부가 보험재정을 이유로 약제비를 줄이려고 하는 추세에서 이런 움직임은 우려스러울 수 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법조계에서는 건강보험 재정의 특성상 정부의 환수의지가 고스란히 입법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판단하고 있다. 다만 약가인하 시점에 따른 불합리가 존재한다는 점에서 보완책은 마련해야한다는 데에는 동의하는 모습이다.

HnL 법률사무소 박성민 변호사는 “제약사가 약가인하 본안소송에서 패소한 경우 집행정지 기간 동안 얻은 이익을 정부가 아닌 보험자에게 지급할 법적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면서 “반대의 경우에도 보험자가 얻은 이익을 제약사에게 지급할 법적인 근거도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약국가에서 가장 곤란을 겪고 있는 ‘약가인하 시점’에 대한 문제에서도 박 변호사는 법적인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그는 “우연한 사정이나 검토 내용 차이 등으로 절차 진행이나 검토 기간이 달라지더라도 약가 인하 시점을 고정하는 입법이 필요하다"면서 "실질적 약가인하 시점 전 처분이 내려지면 그 효력이 실질적 약가인하 시점에 발생하도록 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주장했다.

더불어 “실질적 약가 인하 시점 이후 약가 인하 처분이 내려지면 실질적 약가 인하 시점과 약가 인하 처분이 내려진 시점 사이에 제약사 이익을 보험자가 환수할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새우등 터진 약국가 후속조치 ‘기대’

최근 반복적인 약가인하·번복사태를 겪으면서 점안제 구입약가 불일치 논란으로 심평원에서 소명요구까지 받았던 약국가에서는 이번 기회에 약가인하에 대한 합리적인 시스템이 마련될 수 있을지 기대하는 모습이다.

점안제 구입약가 불일치 문제가 제약사-정부간 약가소송이 원인인 만큼, 약국에서 구입약가 불일치로 인한 추가소명 등 행정적인 업무도 발생되는 것은 부당하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점안제 취급이 많은 안과 인근 약국의 경우 소명 대상이나 금액이 커 청구불일치 소명 대상이 된 일부 약국의 경우 소명을 포기한 경우도 다수 있었다.

이에 약사회는 가중평균가 등을 지적하며 심평원에 해결을 요구하고 있지만, 정부에서는 뚜렷한 해결책을 제시하지는 않고 있는 상황.

경기도 A약사는 “약국에서는 약가인하로 인해 바로처리 안되고 딜레이 되는 것이 가장 시급한 문제”라면서 “금액도 금액이지만 행정적으로 처리가 느려 약국의 행정적 소모가 가장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약가인하는 꾸준히 발생할 것이고 제약사들은 꾸준히 항소할 것이다. 문제는 정부의 신속한 행정절차”라면서 “약가인하 자체보다도 약국에서는 약가인하가 현장에서 빠르게 적용되고 처리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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