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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6.18 (화)

우황청심원

우리가 함께 행복하려면

차의과학대학교 약학대학 사회약학실 손현순 교수

2019년 새해인사의 키워드는 “행복”이었다. 지금 행복하다면 더 말할 나위 없이 좋은 거고, 그러지 못하다면 올해엔 조금 더 행복해지기를 바란다는 말이니, 손으로 꼽을 수 있는 몇 안 되는 선별된 덕담 중 으뜸이다. 오랜만에 마주하는 이들에게 ‘행복하시라’는 말을 아직 주고받고 있는 1월 초다.

새삼스레 “행복”을 어떻게 정의해야 할지 궁금해졌다. 우선 사전적 개념을 살펴보니, 행복(幸福, happiness)은 희망이 있는 상태, 좋은 감정의 심리적 상태 및 이성적 경지, 자신의 욕구와 욕망이 충족되어 만족하거나 즐거운 상태, 불안감 없이 안심하는 상태 등으로 정리되어 있었다. 그러니 행복하다는 것은 만족, 즐거움, 보람, 가치, 평온함, 안정감, 의욕, 희망과 같은 여러 요소들이 충족되어 있는 상태 정도로 이해하면 될 듯싶다. 그런데 이들을 대개는 주관적인 느낌이라 말하곤 하지만, 객관적으로 규정될 수 있는 것들이라는 생각이 든다.

법률적인 측면에서 보면, 기본적 인권에 행복추구권이 포함되어 있으니 이는 곧 사회구성원 누구든 행복해질 권리가 있음을 의미하는 것. 그러니, 누군가가 어떤 방식으로 자신의 행복을 추구함에 있어서 타인의 행복을 침해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함을 말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런데 인류 역사상 가장 풍요로움을 누리고 있는 지금, 무한욕망이 넘쳐나며 타인의 행복도 타인의 불행도 내 알 바 아니며, 몸도 마음도 그저 짓밟고 빼앗고, 그렇게 쟁취한 것들을 끌어안고 성공이라 말해도 되는, 매우 위태로운 행복론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음을 본다.

어젯밤, 나도 내 딸도 푹 빠져들어 시청했던 [SKY캐슬] 드라마가 요즘 가장 높은 시청률을 보이는 이유는, 그렇게 잘못된 행복론이 더 이상 우리 모두를 망가뜨리게 해서는 안 될 것 같은 절박함이 10대에게도 50대에게도 작동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본다.

이제 “새해에는 행복하자”는 인사말을 나눈 우리들이 해야 할 일은, 보다 나은 세상을 꿈꾸고 실천해 나가는 노력들이다. 맑은 영혼을 가지고 타인의 삶을 포용하는 이웃이 되고, 부조리는 냉철하게 비판하고 공동체적 가치에 대해 이야기 나누는 마음 따뜻한 동료가 되고, 합리적으로 소통하고 차별 없는 공정한 일상이 가능한 성숙한 조직을 만들고, 상식이 통하고 정의가 살아있는 사회문화를 이루어가는 노력들. 그로 인하여 지금 서 있는 자리가 비록 화려하지는 않을지라도 우리는 “함께여서 행복하다”고 말하며 웃을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오늘, 우리 약대 5학년 학생들과 함께 다녀온 포천지역 거주 외국인 의료봉사활동은, 비록 작은 움직임이지만 젊은이들에게 어떠한 미래가 희망이고 무엇이 행복한 삶일지 조금 더 넓은 시각에서 생각해 볼 수 있는 경험이었을 것이다. 이 땅의 모든 생명의 소중함을 깨쳐가는 데 많은 시간이 걸리겠지만, 이러한 경험들로 인해 조금 더 가까이 조금 더 빨리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내일, 우리는 우리가 함께 행복해지는 길을 찾아 한걸음 더 나아갔으면 한다. ‘살아있는 것들은 모두 다 행복하라’는 부처님의 말씀처럼, 개개인은 모두 다 행복해야 할 그 나름의 이유가 있는 것이니, 교육자들은 자신이 지도하는 학생들을, 약사들은 자신이 돌보는 환자들을 보다 행복하게 할 수 있는 방법들을 찾아 실천해 가면 좋겠다. 존재의 소중함을 느끼게 하는 것만큼 누군가를 행복하게 하는 것은 없을 것이라고 요약해 본다.

허허하게도, 우리가 함께 살아가기 위해 배워야 할 가장 소중한 것들이 어쩌면 가장 배우기 어려운 것이기도 하고 잘 가르치지 않는 것이기도 한 것 같다. 공부하는 한 해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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