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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6.18 (화)

우황청심원

경계를 허무는 협력적 혁신 시대의 도래

한국신약개발연구조합 조헌제 상무이사

잭 웰치(John Frances Welch Jr) 전 제너럴일렉트릭 회장은 지난 2000년 발간된 GE사업보고서를 통해“시장변화 속도를 능가하지 못하면 실패한다(If the rate of change on the outside exceeds the rate of change on the inside, the end is near)"라고 언급하면서 급변하는 시장변화속도에 예의주시 할 것을 강조한 바 있다.

컴퓨터와 인터넷으로 대표되는 3차 산업혁명을 기반으로 하는 디지털(digital) 기술이 바이오산업과 물리학 등의 경계를 허무는 융합의 기술혁명인 4차 산업혁명을 앞두고 향후 전개될 시장변화의 속도와 크기를 가늠할 수 없는 현 상황에서 잭 웰치 전 회장의 이 같은 언급은 급변하는 글로벌시장 한 복판에 와 있는 지금 새삼스럽게 다가온다.

4차 산업혁명을 목전에 둔 현 시점에서 많은 전문가들은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클라우드 컴퓨팅, 빅데이터, 모바일 등 지능정보기술이 기존 산업과 서비스에 융합되거나 3D프린팅, 로봇공학, 생명공학, 나노기술 등 여러 분야의 신기술과 결합되어 실세계 모든 제품, 서비스를 네트워크로 연결하고 사물을 지능화함으로써 기술플랫폼의 발전에 따른 수요, 공급체계 변화와 기존 산업구조 붕괴, 시장수요의 급변과 기대 수요 충족을 위한 신제품과 서비스 창출을 위한 협력적 혁신가속화 등이 전개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보스포럼으로 익히 알려진 세계경제포럼 창시자인 클라우스 슈밥(Klaus Schwab) 회장도“우리의 생활방식과 업무방식, 그리고 다른 사람과 관계를 맺는 방식까지 완전히 뒤바꿔 놓을 기술혁명이 눈앞에 와 있다”고 언급하고.“혁명의 크기나 범위 그리고 그 복잡성을 고려할 때, 이 혁명은 인류가 지금껏 경험했던 것과는 차원이 다를 것”이라면서 4차 산업혁명의 막대한 파급력을 예상한 바 있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동인인 진보된 디지털 기술이 접목될 분야 가운데 최대 영향력이 미칠것으로 예상되는 바이오, 헬스케어분야 역시 급변하는 시장변화의 크기와 범위를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시장수요 다변화와 의료기술의 급속한 발전에 따른 기술환경도 급속한 변화 양상을 보이면서 복잡한 연구개발 및 제조공정 등 문제 해결을 위한 디지털기술, 나노기술 등과의 융합과 컨버전스가 요구되고 있다,

1953년 제임스 왓슨(James Watson)과 프란시스 크릭(Francis Crick)박사가 DNA를 최초로 발견한 이후 생명공학기술은 진보를 거듭하였고, 2003년 인간게놈프로젝트가 완료되면서 인간게놈을 구성하는 모든 유전자 염기서열이 규명되고 유전자지도가 완성되기에 이르렀다. 2010년 크레이그 벤터(J.Craig Venter)박사가 박테리아를 잡아먹는‘파이-엣스174’바이러스의 DNA염기서열 코드를 바탕으로 바이러스 제조에 성공하면서 유전자 코드 정보로 정상 기능하는 생명체 최초 제조에 성공함으로써 인류는 이제 그동안 창조주의 영역이었던 생명체 탄생영역까지 근접하였다.

최근에는 그동안 컴퓨터 생성 디자인을 이용하여 플라스틱, 탄소, 흑연, 식자재등을 원료로 3차원 제품을 제조하는 3D프린팅 단계를 넘어서 아이디어를 컴퓨터상에서 처리 및 3D프린터로 전송 후 복제와 변환을 유도하는 자기조립(Self-assembly), 자기복제(Replication)를 기반으로하는 4D프린팅 단계까지 접근함으로써 향후 개인별유전자 특성을 감안한 인공장기 설계 및 제조까지 가능해 질 것으로 예측되는 등 디지털과 생명공학기술의 접목은 이전에 인류가 경험하지 못했던 양상으로 가파르게 발전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제약, 바이오분야 역시 지난 2015년 3D프린터로 만든 약물이 미국 FDA승인을 얻어 전세계 제약, 바이오업계, 의료계는 물론 IT업계에서도 이목을 모은 사례도 있다. 아프레시아(Aprecia)라는 제약기업이 Zipdose라는 3D프린팅 기반 플랫폼으로 만든 항경련제 약물인 Spiritam(성분명 : Levetiracetam)이 그것이다. Zipdose라는 고용량의 약물을 여러 층으로 밀집시켜 제형을 만드는 기술플랫폼을 활용하여 만든 이 제품은 용량이 많은 약물성분을 단 한 개의 알약에 담고, 높은 흡수력까지 기대됨으로써 많은 약물을 삼키지 못하는 환자에게 복용편의성을 제고하면서 속효성 방출제어 기전을 통해 약효가 단시간내 발휘되도록 한다.

또 다른 사례로서 아직 상용화까지는 많은 검증이 필요하지만 질병치료용 먹는 로봇이 그것이다. 최근 인도계 과학자들을 주축으로 이뤄진 미국 산호세의‘라니 쎄라퓨틱스(Rani Therapeutics)’는 인슐린과 같은 약물을 넣은 폴리머와 탄수화물 기반의 바늘로 구성된‘로봇 알약(robotic pill)’을 개발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현재 인슐린은 정맥주사를 통해 주입되는데 로봇 알약을 먹으면 굳이 주사를 맞을 필요가 없다. 그 외에도 의료분야 소화기관 내시경 이미지 전송을 위한 기븐 이미징사(Given Imaging)의 먹는 캡슐형 이미징 로봇인‘필캠(pill Cam)’출시 등 제약, 바이오, 의료분야에서 분야간 경계를 허무는 수많은 융복합 사례들이 속속 개발되고 시장에 등장하고 있는 추세다.

이 처럼 이미 바이오, 디지털, 3D프린팅, 로봇 등 4차산업혁명을 주도하는 핵심분야 기술간 융합컨버전스 사례들이 현실화 되면서 향후에도 기존 약물개발 과정에서 디지털기술 등 타 분야와의 경계를 허무는 사례들이 속속 등장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 같은 추세에서 현재 전 세계 제약, 바이오시장에서는 삶의 질 제고와 질병구조변화에 따른 근본적인 치료와 예방대안에 대한 시장요구가 거세지고 있고 개인의 유전적 특성까지 고려한 맞춤형 치료접근 및 타 분야와의 융합을 통한 신개념 치료 및 예방을 위한 접근까지 감안해야 할 정도로 시장구조도 복잡해지면서 질환별 영역에서 그동안 시장을 점유해 왔던 글로벌 기업 주도의 블록버스터 약물 시장은 점차 퇴색되고, 세분화된 시장에서 주도권 확보를 위한 치열한 경쟁이 이어지고 있다.

다만, 글로벌시장 주도권 확보를 위한 이같은 치열한 경쟁패턴이 과거와 점차 달라지는 양상을 보일 것이란 점에 예의 주시할 필요가 있겠다.

지금까지 이 같은 경쟁은 치료 및 예방을 위한 약물개발과정에서의 시장진입 순위와 차별성 확보를 위한 경쟁구도하에 효과성과 경제성을 감안한 제약, 바이오, 헬스라는 동일분야 내에서의 생산성 극대화에 주안을 두었고, 이를 위한 연구개발주체간 협력적 혁신이라는 오픈이노베이션이 주된 관심사로 자리 잡았다고 볼 수 있겠다.

그러나 가까운 미래에는 제약, 바이오, 헬스의 경계를 넘어, 디지털, 로봇 등 타 분야와의 공조와 협력적 혁신을 통해 인류가 공통적으로 직면하고 있는 근본대안을 찾는 경쟁패턴이 보편화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위해 기존 동일, 유사분야 내에서의 혁신생산성 극대화를 위한 오픈이노베이션의 패턴 역시 분야간 경계를 초월하는 패턴으로 발전됨으로써 타 분야가 지니고 있는 무한대의 역량과 성과가 제약, 바이오, 헬스분야에 속속 유입되고 응용되어 이전에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대안들이 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바야흐로 4차 산업혁명기에 접어든 현 시점에서 날로 급변하고 있는 글로벌 시장 한 복판에 서 있는 국내 바이오헬스산업이 혁신을 통한 글로벌 바이오헬스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시장변화를 능가할 수 있는 가치창출을 위한 경계를 허무는 협력적 혁신이 요구되고 있으며, 새롭게 전개될 혁신패턴에 대한 발빠른 대응을 통해 글로벌 시장수요를 견인할 수 있도록하는 국가․산업적 큰 줄기가 요구되고 있어 이에 대한 국가적 대안마련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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