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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6.18 (화)

우황청심원

학생-교수간 소통, 그 너머

차의과학대학교 약학대학 사회약학실 손현순 교수

캠퍼스에서 만나고 강의실에서 마주하는 우리 학생들. 그 젊음은 눈부시게 빛이 난다. 동의하지 않는 사람도 있겠지만, 정치·경제·사회적 여건이나 공부하는 환경에서 보면 평균적으로 약사면허번호 3만번대 시대에 공부했던 우리들보다 한참 좋아진 시대에 학교를 다니는 복을 누리고 있다.

그것 말고도, 다양한 방식으로 학생-교수간 자연스럽게 소통하는 문화는 그런 경험이 전무한 우리들에게는 참 많이 부러운 부분이다.

왜냐면 학교라는 곳이 복잡하고 어려운 전문지식을 학습하는 것만이 아니라 세상을 이해하고 삶의 지혜를 배우며 사회적 인간으로 성장해 가는 기본 토양을 만드는 곳이어서, 대학 내에서 특히 같은 분야에서 한발 앞서 걸어가고 있는 인생선배인 교수는 학생이 나아갈 삶의 방향에 대해 누구보다도 적극적인 조언자이고 지지자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감하는 것이, 문턱 없이 자유롭게 내 연구실에 들러 약과 약사 직업의 현 주소에 대해 이야기 나누며 현실적 문제를 인식하고 비판하고 변화의 방향을 함께 고민해 보는 과정을 통해 세상 보는 깊이와 넓이가 크게 확장되어가는 학생들을 보곤 한다.

물론 대학 울타리 내에서의 그런 이상적 논의가 실제 약사가 된 후 마주할 현실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하더라도, 약사가 되기 전 학생시절에 그러한 소통과 고민의 경험을 가지고 있다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좋은 약사상을 정립하고 실천하는 노력의 수치가 좀 더 높을 거라는 기대를 아직 지니고 있다. 그렇기에, 이번 여름방학에도 내 연구실에서 약학연구입문 과정을 희망하는 학생들의 요청을 모두 다 수락하려 한다.

연구실에 오는 학생들과 이야기 나누는 핵심주제에는, 지금의 약사들이 우리 사회에서 전문가로서의 역할을 정녕 잘 수행하고 있는지, 서비스 수요자인 국민들이 약사의 전문성을 얼마나 긍정적으로 인정하고 있고 앞으로도 지속가능한 직업으로서 약사를 충분히 지지하고 있는지 등이 포함된다.

그러한 논의과정에서, 쉽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조금 달라져야 할 것 같다고, 조금 달라지면 좋겠다고 말하는 희망사항들이 많다.

약의 전문가로서 처방검토 권한을 발휘하는 것이 좀 더 자유로우면 좋겠다고, 그러려면 의사와의 관계가 부드러워져서 편하게 소통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그러려면 기본적으로 약사들의 실력이 더 좋아져야 한다고, 약사들이 공부를 좀 더 많이 해야 할 것 같다고….

환자에게 하는 복약지도가 좀 더 전문성있고 충분하게 이루어지면 좋겠다고, 그러려면 관련 정보들을 잘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할 것 같다고, 그러려면 평소에 공부를 더 많이 해야 할 것 같다고, 그리고 복약지도는 카운터에서 하지 말고 다른 사람들에게 들리지 않도록 상담실 같은 독립적 공간에서 하면 좋겠다고, 그러려면 약국 내에 상담실이 있으면 좋겠다고….

약국이 약 장사하는 곳 같은 느낌이 들지 않도록 공간 관리를 하면 좋겠다고, 약 광고 같은 것은 좀 안 붙이면 좋겠다고, 약사는 직접 돈을 만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일반약이나 건식 같은 것을 구매하도록 유도하는 행동은 안 했으면 좋겠다고….

이러한 희망사항들은 어쩌면 약국 현실을 모르는 이상적인 이야기라고 치부할 수도 있다. 그러나 아직 학생이니까 얼마든지 이보다 더한 희망을 이야기할 수도 있고 이야기하는 게 필요하다. 희망은 목표가 되고 방향이 되기 때문에 방향이 있어야 미래에 약사가 되었을 때 그 자리에 서있지 않고 목표가 되는 방향을 향해 걸어 나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 대학이 할 일은 섬세한 연구과정을 통해 가장 적절한 방향을 찾아주는 것이다.

요즈음 학생들이 그렇게 대학에서 접한 학생-교수간 소통 문화 속에서 사고의 폭을 넓힌 경험은, 미래 약사 사회에서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어내는 데 있어서 자신감으로 드러날 것이라고 믿는다. 아직 숙제로 남아있는 약사-약사간, 약사-약사회간, 약대-약사회간, 약사-의사간 원활한 소통 문화를 완성해 가는 데 있어서도.

학생-교수간 소통 그 너머 약대가 또 하나 할 일은, 약사 현장실무의 목표를 교육에 잘 반영하고 약사회가 약사직업을 우리 사회에서 존경받는 직업으로 자리잡아가는 데 필요한 변화들을 잘 추진해 나갈 수 있도록 협력하고 힘을 모아주는 것이다. 올해 새로 출발한 약사회 리더들이 시대적 소명감을 가지고 약사 직업의 정체성에 중요한 변곡점을 만들어 낼 것을 기대하며, 약사회의 리더십을 응원한다.


※ 본 시론은 약사공론의 편집 방향과 무관함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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