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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우병치료제 헴리브라, '가혹한' 급여기준 재검토되나

권익위, 어린 환자에게 고통스러운 면역관용요법 '불합리·검토' 권고

2021-07-30 12:00:35 이종태 기자 이종태 기자 leejt@kpanews.co.kr

혈우병 환자들의 상황이 고려되지 않고 설정된 급여기준을 두고 권익위가 재검토를 요구했다. 소아환자에게 장기간 정맥주사를 투여한 이후에나 편리한 피하주사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판단이다.

국민권익위원회는 30일 JW중외제약에 대해 혈우병치료제 '헴리브라(에미시주맙)'에 대한 현행 급여기준을 재검토해줄 것을 요구했다.

헴리브라는 기존 혈우병 치료제에 대한 내성을 가진 항체를 보유한 환자들 뿐 아니라 항체를 보유하지 않은 일반 A형 혈우병 환자들을 대상으로 일상적 예방요법제로 허가된 약물이다.

그동안 예방요법제들은 주 2회에서 3회 정맥주사를 해야했으나 헴리브라의 경우 최대 4주에 1회 피하주사 방식으로 예방효과를 지속해 투약편의성을 개선한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 

여기에 지난 2월 헴리브라의 급여기준이었던 '12세 이상' '체중 40kg이상" 기준이 삭제되면서 소아환자들의 치료접근성이 향상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 바 있다.

하지만 급여기준에 정맥주사 방식의 ‘면역관용요법((Immune Tolerance Induction, ITI)의 실패했을 경우’ 등의 선행조건이 포함되면서 사실상 소아환자에 대한 투약은 제한적으로 이뤄져 왔다.

이에 혈관이 약한 어린 아이에게 2~3년의 정맥주사를 맞는 면역관용요법 치료를 거친 후 헴리브라 건강보험 요양급여처방을 받을 수 있도록 설정한 것은 과도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실제로 지난 5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소아환자들의 급여완화를 촉구하는 글이 게시되기도 했다.

해당 청원글에서는 "이제 막 두돌된 아이의 팔과 다리는 주사를 자주 맞다보니 혈관이 모두 딱딱하게 굳고 숨어버려 놓을 곳이 없었고 5-6번씩 찌르다보니 또 그 부위가 멍이들는 악순환에 시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좋은 치료제가 있는 상황에서도 사용할 수 없어 어른 세 명이 아이 하나를 포박하고 1시간 넘게 주사를 놓고 있어 고통스럽다는 내용이다.

이에 국민권익위는 만 12세 미만 중증 A형 혈우병 항체 환자들이 '나이가 어리고 혈관이 약해 장기간 큰 고통을 감내해야 하는 면역관용요법을 시도하기 곤란한 상황' 등에 해당하는 경우, 헴리브라를 요양급여처방 받을 수 있도록 급여기준을 재검토해야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국민권익위는 △일부 선진국은 헴리브라 요양급여기준에 면역관용요법 선행 조건이 없는 점 △세계혈우병연맹 등의 지침에서 헴리브라 투여 시 면역관용요법을 반드시 시도해야 한다는 등의 제한이 없는 점 △헴리브라가 장기적으로 여러 합병증 발생가능성을 줄여줄 수 있다는 혈우병 관련 학회의 의견이 있는 점 △만 12세 미만의 환자에게 많은 고통이 따르는 면역관용요법을 사실상 필수전제로 요구하는 것이 지나치게 가혹해 보이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지적했다.
 
국민권익위 임진홍 고충민원심의관은 "효과적인 약제가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요양급여처방을 받기 위해 장기간 많은 고통이 따르는 선행치료를 어린 환자들이 받아야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면서 "소아환자들을 위해 현 요양급여기준의 재검토가 필요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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