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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바이옴' 선점 위해 뛰는 글로벌, 어떻게 쫓을까

전 세계 시장 내년 128조원 전망…가이드라인 마련 및 인프라 구축 필요

2022-05-17 05:50:18 배다현 기자 배다현 기자 dhbae@kpanews.co.kr


마이크로바이옴 연구가 인간의 질병 진단·치료 뿐 아니라 지구 생태계 시스템 보존을 위해서도 중요하게 쓰일 전망이다. 전 세계적으로 해당 분야 연구를 통해 시장을 선점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해 우리나라도 적극적·체계적인 투자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과학기술한림원(KAST)은 최근 이와 같은 내용을 담은 정책제안서를 발표하고 마이크로바이옴 분야의 글로별 경쟁력 확보를 강조했다. 

마이크로바이옴(microbiome)은 미생물의 군집을 의미하는 마이크로바이오타(microbiota)와 유전체 전체를 의미하는 메타게놈(metagenome)의 합성어로 미생물군 및 관련 유전 정보의 총체를 뜻한다. 최근에는 미생물을 구성하는 물질과 이들이 만드는 다양한 대사물질뿐만 아니라 서식환경까지 포함하는 방향으로 의미가 확장되고 있다.

마이크로바이옴의 연구 필요성 역시 인간의 질병 진단과 치료를 넘어서 지구 생태 시스템의 보존과 복원으로 의미가 넓어지고 있다. 많은 난치성 질병이 마이크로바이옴과 연관돼 있음은 물론이고, 지구 생태계가 미생물에 의한 물질 순환을 통해 유지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마이크로바이옴에 대한 이해가 지구 생태계의 이해를 바탕으로 각종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발판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은 이미 2007년부터 국립보건원(NIH) 주도로 휴먼 마이크로바이옴 연구기반을 구축해왔다. 2016부터는 국가 마이크로바이옴 이니셔티브를 발표하고 다양한 연구를 추진해왔다. 유럽과 중국 또한 국가 차원의 대규모 연구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등 경쟁력 강화를 위해 노력 중이다. 

최근 우리 정부 역시 마이크로바이옴 분야 경쟁력 강화를 위해 2023년부터 2033년까지 1조원 이상을 투자하는 '국가 마이크로바이옴 이니셔티브' 추진 계획을 발표했다. 그동안 정부의 마이크로바이옴 분야 투자가 꾸준히 늘어왔으나 중점 육성 정책 없이 개별 연구 과제를 지원하는 형태였다. 이에 투자 중복성이나 협업체계 미흡과 같은 문제점이 발생했나 이번 이니셔티브 구축을 계기로 보다 목표지향적인 투자가 가능할 전망이다.

마이크로바이옴은 인종, 국가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유전적 인자와 식습관, 사회적 환경 등의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제2형 당뇨병에 대한 중국인 및 유럽인 코호트 연구 결과, 유전적 인자와 환경의 상호작용이 해당 질병을 유발할 뿐 아니라 환경적 인자(마이크로바이옴)도 중요하다는 것이 밝혀졌다. 

집단 특이적으로 나타나는 마이크로바이옴 바이오마커는 질병의 진단과 치료에 활용할 수 있다. 따라서 한국인의 마이크로바이옴 연구는 질병 예방, 진단 및 필요성 측면에서 중요하다. 한국인 마이크로바이옴 DB의 체계적 구축과 국제적 표준화, 기초연구에서 신약개발 및 진단에 이르는 융합적·혁신적 연구 추진이 필요하다.

전 세계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마이크로바이옴 연구 중 37%는 인체 관련 연구로 이를 이용한 신약 개발이 열기를 띠고 있다. 마이크로바이옴 신약은 아직 활용되고 있지 않으나 미국 FDA 승인을 노리고 있는 글로벌 제약사 등을 중심으로 시장 선점 노력이 활발하다. 향후 10년 이내에는 보다 정밀한 진단을 위한 마이크로바이옴의 활용이 필요할 전망이다. 

마이크로바이옴 관련 글로벌 시장은 2023년 약 1000억 달러(한화 128조 5000억원) 이상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나라가 마이크로바이옴 분야에서 선도적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융복합 산업의 특성을 고려해 식품, 의약품, 진단제품 등 관련 산업이 동반 성장할 수 있는 생태계 조성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관련 가이드라인의 마련이 필요한데, 2019년부터 마이크로바이옴 관련 가이드라인 제정을 위한 노력이 진행되고 있으며 연내 마이크로바이옴 의약품 가이드라인이 마련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는 마이크로바이옴 비임상 및 임상, 인허가, 마이크로바이옴 GMP 시설에 대한 구체적 사항이 담길 예정이다.

치료제 생산을 위한 인프라 확보 역시 필요하다. 현재 미생물 치료제 cGMP(Current Good Manufacturing Practice) 시설이 거의 없는 국내 실정에서는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생산을 전적으로 미국, 유럽, 호주 등에 위탁할 수밖에 없다. 이는 신속하고 원활한 산업 성장의 장애물이 될 수 있어 산업 성장을 위해 국내 인프라 확보가 시급하다. 

또한 마이크로바이옴 연구는 작물 생산성 증진이나 병충해 예방, 가축 및 반려동물의 건강을 포함해 생태시스템의 보존 및 복원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지구 생태계에는 수 없이 많은 미생물이 있으며 어떤 동식물로도 대체할 수 없는 생화학적 대사과정을 통해 지구의 물질과 에너지 순환이 이뤄지기 때문이다. 

한국과학기술한림원은 "마이크로바이옴 연구는 많은 부분에서 시작 단계로 앞으로 밝혀나가야 할 것이 무궁무진하다"며 "미래 신산업뿐만 아니라 새로운 영역을 창출하기 위한 도전적, 혁신적 연구가 이뤄질 수 있는 시스템과 환경을 만들어가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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