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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소 약무팀도 '알쏭달쏭'…가장 힘든 업무는 '약국개설'

보건소 약무팀 45.2% '가장 골치'…"저기는 되고 왜 여기는 안 되나?" 항의

2019-03-07 12:00:00 홍대업 기자 홍대업 기자 hdu7@kpanews.co.kr

[기획탐사] 보건소 약무팀 직원 설문조사①

약사공론은 전국 16개 시도 보건소 약무팀 직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이들은 약국을 경영하는 약시들과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이들이 약국 관련 민원을 처리하면서 가장 힘겨워하는 항목이 무엇인지 살펴봤다. 이를 통해 보건의료의 최일선에 서있는 약사들의 현주소를 반추할 수 있을 것이다.[편집자]

--------<글 싣는 순서>--------
①보건소 약무팀과 개설업무
②보건소 약무팀과 약국 풍경들
③보건소 약무팀의 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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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선 약사들이 약국을 개설한 이후 가장 많이 접하는 행정기관은 다름 아닌 보건소다. 각종 제도변경 등 안내사항을 공문을 통해 알려주기도 하지만 불법행위에 대한 지도점검 등을 진행하는 권력기관이기도 하다.

특히 보건소 약무팀이 처리하는 민원 업무는 약국과 직‧간접적인 관련성을 갖고 있다. 약국개설업무부터 환자에 대한 복약지도 실시 여부에다 마약류 관리까지 관련성이 없는 것은 없다.

약사공론은 전국 보건소 63곳의 약무팀 직원을 대상으로 2월12일부터 20일까지 9일간 ∆약국관련 민원 중 가장 힘겨운 업무 2가지와 그 이유들(1번․2번 질문) ∆일선 약국에 당부하고 싶은 말(3번 질문) 등에 대해 전화 및 이메일 설문을 진행했다. 1번․2번 질문에 응답한 사람은 62명이었으며, 나머지 1명은 3번 질문에만 응답했다.

1번 질문에 대한 보기는 ∆약국개설 업무 ∆조제오류 또는 처방변경(임의조제) ∆유통기간 경과약 등 약국관리 ∆비약사의 전문약 조제 ∆비약사의 일반약 판매 ∆본인부담금 할인 ∆면대약국 ∆복약지도 ∆의약담합 등으로 총 10개였고 1명당 2개 항목을 선택하도록 했다.

일선 약사는 이번 보건소 약무팀 직원들의 답변을 통해 스스로를 되돌아볼 계기를 가지게 될 것이다. 일부 일탈행위를 일삼는 약국은 물론 지나치게 경영에만 몰두했던 약국이 간과했던 점은 없는지 새 봄이 시작되는 시점에 다시 한 번 되짚어볼 일이다.

△약국개설 문제, 보건소도 난감

일선 보건소 약무팀 직원은 약국개설업무를 가장 골치 아픈 항목으로 꼽았다. 약사공론은 전국 보건소 약무팀 직원 63명에게 ‘약국 관련 민원 업무중 가장 처리하기 힘든 것은 무엇이냐?’는 질문을 던졌고 62명이 답변했다.

약국개설업무라고 답변한 보건소 직원은 총 28명으로 전체 응답자의 절반에 근접하는 45.2%를 차지했고 전체 응답건수(124건)에 대비해서는 22.6%를 나타냈다.

그 다음으로는 ‘비약사(무자격자) 조제’가 19명으로 30.6%의 비율을 보였고, ‘면대약국’은 18명으로 29.0%의 응답률을 기록했다.

이어 조제오류 또는 처방변경(임의조제)은 17명이 응답해 27.5%를, 의약담합은 15명으로 24.2%를, 비약사의 일반약 판매는 13명으로 21.0%를 차지했다.

이어 ‘유통기간 경과약 등 약국관리’는 8명이 응답해 12.9%를, 복약지도는 4명이 응답해 6.5%를, 본인부담금 할인과 기타(의약분업예외지역 지정업무)는 각각 1명이 응답해 1.6%의 비율을 보였다.

전체 응답건수(124건)에 대비해서는 ∆비약사의 전문약 조제 15.3% ∆면대약국 14.5% ∆조제오류 또는 처방변경 13,7% ∆의약담합 12.1% ∆비약사의 일반약 판매 10.5% ∆유통기간 경과약 등 약국관리 6.5% ∆복약지도 3.2% ∆본인부담금 할인 0.8% ∆기타(의약분업예외지역 지정업무 0.8%의 비율을 나타냈다.


한 때 약국개설 문제로 논란을 빚었던 한 클리닉빌딩의 층별 안내도.

△층약국, 메디컬빌딩 1층 약국 등 전용통로 골머리

일선 보건소 약무팀 직원들은 신도시 등 지역 특성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지만 층약국과 메디컬빌딩 1층 약국 등의 개설에 대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밝혔다.

의료기관과 같은 층에 개설되는 층약국의 경우 개설허가를 받아내겠다는 취지로 법으로 금지된 전용통로, 전용복도 규정을 무력화하기 위해 위장점포를 개설하는 사례가 적지 않은 것이다.

보건소 약무팀은 의료기관과 약국 사이의 전용통로 또는 전용복도로 의심되고, 약국개설을 위한 위장점포로 판단되는 경우 의약담합 우려를 근거로 아예 층약국 개설허가를 내주지 않는 지역도 있다.

A보건소 관계자는 “의약담합 방지를 위해 층약국 개설은 안 된다”면서 “다중이용시설을 편법으로 설치해 편법으로 약국을 개설했다가 나중에 없어지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B보건소 관계자는 “의원과 약국간 전용통로가 있는 상태에서 다중이용시설이 들어서는 경우가 있는데 누가 봐도 위장점포라는 걸 안다”면서 “우리는 2층 이상에서는 층약국 허가를 아예 내주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지방의 한 신도시에서는 부동산소개업자가 1~2층에는 음식점을, 3층과 4층에 의원과 약국을 묶어서 소개하는 경향이 있다고 관할보건소 직원은 전했다. 환자의 경우 음식점은 가지 않더라도 의원과 약국은 반드시 갈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최근에는 메디컬빌딩 1층 자리에서도 개설불허 경향이 짙어지고 있다. 예를 들어 10층짜리 건물 중 대부분을 의료기관이 사용하고 1층에는 로비를 공유하는 커피전문점과 편의점 등 다중이용시설이 있는 경우, 건물의 대부분을 여러 진료과목의 의원들이 사용하고 1층에 약국이 개설을 신청하는 사례 등이 그렇다.

클리닉빌딩 1층 입점약국의 경우 ‘의료기관의 구내 안’이라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대로변으로 출입구가 나있고 의료기관과 약국간 전용통로가 없다면 개설이 가능했지만 최근에는 보다 엄격히 규정하는 추세라고 보건소 직원들은 전했다. 

C보건소 관계자는 “클리닉빌딩 1층에 입점하는 약국은 최근에는 ‘의료기관의 구내 안’이라고 판단, 개설등록이 안 된다”면서 “예전에는 약국의 출입구가 대로변으로 나 있으면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D보건소 관계자는 “메디컬빌딩 1층에 약국에 들어서는 경우 전용복도 문제로 개설여부를 판단하는데 힘들어진다”고 전했다.

E보건소 관계자는 “약사법상 의료기관과 약국 사이에 전용통로가 있으면 개설이 안 된다”면서 “그러나 이것이 딱 들어맞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1년새 신청-반려-신청-심판 반복…"개설업무 너무 괴롭다"

약국개설 신청을 낸 약사들이 보건소의 판단을 순순히 수용한다면 모를까 그렇지 않은 경우가 적지 않다. 매년 약국 1700여곳이 생겼다가 1400여곳이 없어지는 상황에서 좋은 목의 약국자리는 경쟁이 치열할 수밖에 없다.

지방 대도시의 F보건소에 따르면 1년새 약국개설 신청과 반려, 재개설 신청과 행정심판 등으로 약국개설을 시도한 약사가 있었다.

보건소가 약사법의 약국개설등록 제한 규정을 적용, 개설신청을 거부하면 해당 약사가 행정심판과 행정소송 등을 진행해 결론이 나기까지 많은 시간이 소요되고 이 과정에서 보건소 담당자는 힘에 부칠 수밖에 없다는 말이다.

F보건소 관계자는 “의료기관과 약국간 전용통로가 있지만 법망을 면탈하기 위해 세운 위장점포에 대한 판단을 위해 각종 사례와 법원의 판례 등 참고자료 검토에 많은 시간이 걸리고 해석도 지자체마다 달라 민원인의 반발이 크고 담당자도 괴롭다”고 토로했다.

△민원이 강한 이유는 바로 ‘생계’ 때문…경쟁약국서 민원 넣기도

의약분업 이후 어떤 약국자리를 구하느냐에 따라 약국의 성패가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다보니 약국과 약국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 의료기관과 한걸음이라도 더 가까운 위치에 약국을 개설하려는 쪽과 방어하는 쪽의 싸움이 치열하다.

바로 약국간 경쟁이 그것이다. 클리닉빌딩 1층과 같이 의료기관의 처방전 흡수가 보장된 위치라면 더욱 그렇다. 입점하려는 약국은 반드시 개설허가가 나야 하고 그 인근에 위치한 약국은 반드시 개설을 막아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되는 것이다.

특히 상식적으로 약국 개설이 불가한 곳에 개설신청이 들어오는 경우 보건소 약무팀을 끼고 지역약사회와 인근 약국의 약사, 입점하려는 약국의 약사가 뒤엉켜 한바탕 힘겨루기를 하는 양상이 연출되기도 한다.
정상적으로 약국개설이 가능한 곳에 들어서는 경우에도 이웃약국에서는 ‘그 자리에 약국개설이 가능하냐“는 식으로 의도적으로 민원을 유발시키기도 한다.

서울지역 한 보건소 관계자는 “약국개설은 민원이 강한 사안”이라며 “돈이 들어가고 생계가 달린 문제이기 때문에 쉽게 설득이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민원인들끼리 맞붙는 경우도 많다”면서 “약사법으로 약국개설 규정을 정확히 규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경기도 신도시의 한 보건소 관계자는 “약국 개설에 아무 문제가 없는 곳인데도 의약담합 우려가 있다며 민원을 넣는 경우가 있다”면서 “지역의 면적에 비해 약국이 많다보니 서로 경쟁적으로 민원을 넣는다”고 토로했다.

△복지부 유권해석도 도움 안 돼…약사법 규정 명확화 필요

일선 보건소 약무팀은 약사법 제20조 제5항의 약국개설등록 제한사유가 명확치 않아 현장적용이 힘들다고 입을 모았다.

약사법 규정을 살펴보면 ∆약국을 개설하려는 장소가 의료기관의 시설 안 또는 구내인 경우 ∆의료기관의 시설 또는 부지의 일부를 분할ㆍ변경 또는 개수(改修)해 약국을 개설하는 경우 ∆의료기관과 약국 사이에 전용(專用) 복도ㆍ계단ㆍ승강기 또는 구름다리 등의 통로가 설치되어 있거나 이를 설치하는 경우 등이다.

그러나 보건소 직원들이 이들 사안에 대해 일일이 따져보고 살펴보는데 한계점이 있다. 이 과정에서 참고하는 법원의 판례도 가지각색이고 복지부의 질의회신은 ‘현장 상황에 따라 보건소가 판단하라’고 답변해 실제적으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충북지역 한 보건소는 “의약분업 이후 약국 개설시 담합금지 규정을 적용해 원칙대로 개설불가 등의 조치를 취하려고 하는데 민원인이 ‘다른 곳은 되는데 여기는 왜 안되느냐’고 항의를 한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전북지역 한 보건소도 “약사법 제20조 제5항의 규정이 애매해 행정심판이나 소송 등으로 다툼이 있다”면서 “이것이 명확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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