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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자격자 약 못 만지게 하라" 약사 직능은 약사가 지켜야

비약사 조제 30.6%-판매 21.0% 응답…빈도수 많고 업무처리 까다로워

2019-03-08 12:00:23 홍대업 기자 홍대업 기자 hdu7@kpanews.co.kr

[기획탐사] 보건소 약무팀 직원 설문조사②

약사공론은 전국 16개 시도 보건소 약무팀 직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이들은 약국을 경영하는 약시들과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이들이 약국 관련 민원을 처리하면서 가장 힘겨워하는 항목이 무엇인지 살펴봤다. 이를 통해 보건의료의 최일선에 서있는 약사들의 현주소를 반추할 수 있을 것이다.[편집자]

--------<글 싣는 순서>--------
①보건소 약무팀과 개설업무
②보건소 약무팀과 약국 풍경들
③보건소 약무팀의 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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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소 약무팀이 힘들어하는 민원은 단연 약국개설업무이지만 연관된 항목을 묶는다면 비약사와 관련된 내용이다. 바로 ‘비약사의 조제 및 판매’가 그것이다.

보건소 약무팀 직원 62명중 19명(30.6%)은 ‘비약사의 전문약 조제’, 13명(21.0%)은 ‘비약사의 일반약 판매’라고 응답해 ‘비약사’ 관련 문항이 전체의 51.6%를 차지했다.


지방 대도시 한 약국의 무자격자 약 판매 장면동(동영상 캡쳐)

△비약사 관련 불법행위 현장조사와 증거채집 녹록치 않아

이들 업무가 까다로운 이유는 적발과 처리 과정에서의 힘겨움 때문이다. 비약사의 조제 및 판매는 환자 입장에서 가장 민원 발생 소지가 큰 항목이라고 할 수 있다. 환자가 복용하는 의약품을 비전문가이자 무자격자인 사람이 조제하거나 판매한다는 것은 용납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우선 무자격자의 일반약 조제와 관련 민원이 제기되더라도 이를 확인하기가 쉽지 않았다고 보건소 직원들은 전했다.

특히 무자격자 조제의 경우 폐쇄된 조제실에서 은밀하게 이뤄지는 행위여서 동영상을 촬영하기도 쉽지 않고 외관으로 확인하기는 더욱 어렵다.

1명의 약사가 근무하는 약국에서 약사는 카운터에서 복약지도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처방약이 조제실 창구에서 조제돼 나온다면 누구나 무자격자 조제를 의심할 것이다.

이런 내용을 구두로만 민원을 넣는 경우 대부분 행정처분까지 가기는 어렵다. 이와는 달리 조제실 내부가 명확하게 촬영된 동영상이라면 형사고발과 함께 업무정지 1개월의 행정처분이 가능하다.

서울 A보건소 관계자는 “민원인이 구두로만 문제를 제기할 때 행정처분까지 진행하기는 어렵다”면서 “민원은 자주 들어오는 편”이라고 말했다.

서울 B보건소 관계자는 “민원인이 동영상을 제출하더라도 증거로 사용하기에는 부실한 경우도 있고 영상에서는 나오지 않지만 약사가 카메라 앵글 밖에 서 있거나 동영상에 약사의 목소리가 담겨 있으면 증거로 인정받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 이유는 약국 직원 또는 무자격자가 조제실 내에 있었더라도 직접 조제를 하지 않고 약포지 정도를 뜯어주는 등 약사의 지시에 따른 단순한 행위를 한 것이라고 주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탓에 조제실 내부를 직접 촬영한 동영상이거나 내부고발을 통해 채집된 증거가 아니면 행정처분을 진행할 수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약국에서 무자격자 조제로 행정처분을 받는 사례는 굉장히 드물다. 그러나 지난해의 경우 자동조제기를 이용한 무자격자 조제가 적발돼 처벌된 사례가 있다. 경기도와 광주광역시 소재 약국이다.

이들 약국 2곳은 자동조제기를 활용한 조제행위가 자칫 단순한 기계적 조작행위로 판단하고 약국 직원이 이를 가동시키다는 민원이 제기됐고 현장확인을 통해 최종 형사고발과 업무정지 1개월의 처분을 받은 사례다.

지방의 한 보건소 관계자는 “일부 고령의 약사는 자동조제기로 조제하는 것은 조제행위가 아니라고 생각하고 직원에게 기계를 작동하게 하는 데 이는 잘못된 판단”이라며 “약국 직원이 자동조제기의 엔터키를 잘못 누르더라도 모든 법적 책임은 약국장이 져야 한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무자격자 약 판매 최근 '무혐의' 사례 많아…자괴감 느껴


약국내 무자격자들


비약사 판매도 비슷한 양상을 띠고 있다. 무자격자 판매가 이뤄졌다 하더라도 약사가 바로 옆에 서 있거나 저 멀리 떨어져 있더라도 이를 처벌하기에는 쉽지 않다.

바로 약사의 ‘묵시적, 추정적 지시’라는 대법원 판례 때문이다. 실제로 현장에서도 비약사 판매로 불법약국을 적발하더라도 검찰에서 증거 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분을 받는 경우도 적지 않다.

지방 C보건소 관계자는 “무자격자 판매 장면을 촬영한 동영상이 첨부돼 민원이 제기되더라도 약국 내부 전체를 담기 어렵고, 무자격자 옆에 약사가 있어 묵시적인 지시를 내렸다고 하면 처분까지 가기는 힘들다”고 토로했다.

다른 지역 D보건소는 “최근 몇 년간 현장 적발을 했는데도 검찰에서 무혐의 처분이 내려지고 있다”면서 “약사감시원은 물론 보건소 직원이 현장에서 적발했는데도 그렇다”고 하소연했다.

경기지역 한 보건소 관계자는 “약사가 본인이 편하기 위해서 비약사가 일반약을 판매하도록 하는 경우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약을 취급하는 것은 약사만의 특권”이라며 “약사 직능의 권위는 바로 약사가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서울지역 한 약국가에 내걸렸던 면대약국 관련 플래카드

△면대약국-의약담합 수사권 없어 적발에 한계

면대약국과 의약담합의 경우 보건소가 개입하기도 처리하기도 쉽지 않은 대표적 항목이다. 보건소 약무직 직원의 29%(18명)가 처리하기 힘든 업무로 면대약국을 꼽았고, 15명(24.2%)은 의약담합을 꼽았다.

면대약국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계좌추적 등 수사권이 필요하지만 보건소 약무직 직원에게 부여되지 않은 권한이다.

특히 면대약국은 예전처럼 빈틈을 보이지 않는다는 전언이다. 약국개설등록증은 물론 요양급여비통장, 임대차계약서 등 모든 서류를 완벽하게 꾸며놓는 것이다. 여기에다 실제로는 면대약사인 개설약사가 상시 약국에서 근무하고 있다면 보건소로서는 확인할 방법이 없다.

서울 E보건소 약무팀장과 인천 F보건소 약무팀장은 “면대업주와 면대약사가 서류 완벽하게 꾸며놓는다”면서 “심증은 있지만 물증이 없다”고 말했다.

경기도 G보건소 관계자는 “관내에도 면대약국 1곳이 고발돼 있지만 보건소에서는 수사권이 없어 파단하기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경기도 H보건소 관계자는 “면대약국 계좌추적 등 수사권한이 필요한데 그렇지 못해 수박겉핥기식 조사만 진행된다”면서 “내부고발이 이뤄지지 않는 한 적발하기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처방전을 특정 약국에 몰아주는 형태는 오히려 순수한 축에 속한다. 강원도 한 지역에서는 ‘A병원에서 처방하는 약이 B약국에만 있다’는 식으로 담합행위를 하고 있는 곳도 있다는 전언이다.

일부의 경우 면대약국과 의약담합이 결합된 행태를 보이기도 한다. 예를 들어 2층에는 의원이, 1층에는 약국이 입점했다고 하면 2층 의원의 의사가 1층 약국의 실제 업주이거나 도매상이 약국의 실제 업주인 것이다.

면대약국도 그렇지만 의약담합 역시 은밀하게 이뤄지는 것이어서 내부고발이 아니면 적발해 처벌하기가 쉽지 않은 항목이다.

지방의 한 보건소는 “현재 전용통로 개념은 의미가 없다”면서 “전용통로가 없어도 다 의약담합을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 보건소는 “2층에 의원이, 1층에는 약국이 각각 입점해있는데, 1층 약국장의 권한이 없을 때가 많다”면서 “2층 의원의 병원장이나 도매상이 면대업주로서 행세를 하는 등 이미 면대와 의약담합이 결합된 형태의 경영시스템이 구축돼 있다”고 귀띔했다.

서울의 한 보건소 관계자는 “보건소에서 아무리 노력해도 검찰과 경찰에서 무혐의로 풀려난다”면서 “우리에겐 벅찬 업무”라고 토로했다.

△조제실수? 고의성 판단 여부 '난감'

약사는 ‘조제실수’라고 규정하지만 법적 용어로는 ‘처방변경’에 해당하는 임의조제도 보건소 약무팀 직원의 골칫거리다. 민원발생률도 적지 않은데다 특히 환자에게는 민감한 사안이기 때문이다. 

이들이 힘든 점은 약을 잘못 조제한 약국과 이를 알고 민원을 제기한 환자 사이의 중재역할이다. 환자 입장에서는 “약의 전문가인 약사가 환자 건강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의약품을 잘못 조제해줬다”고 분통을 터뜨린다. 특히 조제약의 복용 대상이 어린아이이거나 노인인 경우, 이미 잘못 조제된 약을 복용한 경우 민원은 더욱 강하게 제기된다.

반면 약사는 그야말로 ‘고의성이 없는 조제실수’라고 항변한다. 실제로 처방조제가 집중되는 시간에는 많이 바쁘다는 점에서 조제실수인 경우가 상당수에 이른다. 이런 상황은 검찰에서 대다수 ‘무혐의’ 처분을 받는 것과 무관치 않다.

하지만 보건소 약무팀은 곤혼스러울 수밖에 없다. 환자와 약사간 화해나 조정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자칫하면 “왜 약사 편을 드느냐”고 항의를 받기도 한다.

전북지역 한 보건소 관계자는 “처방변경과 관련된 약사의 고의성 여부를 판단하기 어렵다”면서 “약사들도 실수했다고 하면 검찰에서 ‘무혐의’ 처분이 나오는 사례가 많다”고 말했다.

△유통기한 경과약 수두룩…소비자 눈높이 맞춰라

유통기한 경과약 등 약국관리가 부실한 곳도 적지 않다는 게 보건소 직원들의 답변이다. 응답자의 12.9%(8명)이 약국관리 부실로 인한 민원처리가 힘겹다고 밝혔다. 건수가 적지 않은데다 현장확인과 검토보고서, 확인서 등을 작성해 행정처분 절차와 형사고발을 진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서울지역 한 보건소 관계자는 약국관리 부실과 관련한 민원이 많은 이유에 대해 “일반 소비자의 눈높이가 높아졌다”면서 “약사가 이를 못 쫓아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른 보건소 관계자는 “약 종류가 많다보니 약사들도 신경을 쓰지만 가끔 실수를 하는 경우가 있다”면서 “민원이 많고 행정처분하는 사례도 있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보건소 직원들은 복약지도 미실시도 민원처리 과정에서 까다롭게 여기는 항목으로 꼽았다. 6.5%(4명)이 응답했다.

또 본인부담금 할인(1.6%, 1명)도 환자와 약사간 마찰을 유발하고 이웃약국과의 불신을 조장하는 불법행위로 민원처리에 애를 먹는다고 보건소 직원은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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