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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약처, 이제 '현실에 가까운' 미래 노력 기울여야"

식품의약품안전처 김강립 처장

2022-05-09 12:00:27 이우진 기자 이우진 기자 wjlee@kpanews.co.kr


코로나19 속 칭찬과 비판을 함께 받은 기관 중 가장 대표적인 곳은 식품의약품안전처다. 멀게는 백신과 치료제 개발부터 최근에는 감기약에 이르기까지 국민은 이들의 움직임에 크게 관심을 보였다. 그 부처를 1년 반 동안 끌어온 김강립 처장은 국민들에게 '코로나19 정국 속 가장 유명인' 중 하나이기도 하다. 코로나19 유행 초기부터 복지부에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비롯한 '생활치료센터' 등 방역 체계를 구축하는데 이바지한 것은 물론이고 처장 취임 이후 코로나 백신 및 치료제 개발 등에 힘쓰기도 한 이유에서다. 최근 식약처에서 만난 그는 코로나 상황이 점차 호전되는 시점에 그동안 하지 못한 이야기를 전했다. 그동안의 성과와 아쉬움, 이로 인해 뒤로 미뤄졌던 기관의 다양한 이야기를 가감없이 이야기했다. 이날 인터뷰는 방역수칙을 준수하며 진행됐다.

"열심히 했다지만 아쉬움 남아"
전문 인재 확보 위한 노력 당부도


김강립 처장은 지난 1년 6개월간 식약처에 느낀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부임 후 국가적인 위기에서 부임해 국가적 위기를 타결하는데 식약처가 하는 것은 소홀함이 없어야겠다.

그는 취임 후 '자신을 평가한다면 어느 정도로 보는가'라는 질문에는 다소 조심스레 답했다. 김 처장은 "사실은 평가를 하는 것이 어렵다"면서도 "혹여 평가를 한다면 적어도 코로나 대응에 있어서 식약처 직원이 그래도 한 축을 담당하면서 식약처가 지장이 된 것은 없다고 본다"고 운을 뗐다.

항체치료제의 첫 국내개발 과정에서 임상부터 심사까지의 모든 과정을 기업과 함께 하고 소통하며 40여일 만에 제품을 만들 수 있었고 이후 신뢰할만한 다른 규제당국에서도 허가를 받을 수준에 도달할 만큼 신속과 철저한 검증을 지키려 했다는 것.

백신 분야에서도 이미 허가받은 제품을 철저히 확인하며 1개 백신에 1만 페이지 이상의 서류를 보며 동물실험부터 임상까지의 자료를 논리적으로 보면서도 백신 분야 심사에 필요한 기간을 지킬 만큼 노력했다는 것이 그의 말이다.

이 과정에서 김 처장은 식약처 구성원의 헌신이 있었음을 잊지 말아달라고도 부탁했다. 그는 "말은 이렇게(심사기한을 지켰다) 하지만 직원들이 마지막까지 밤을 새지 않은 날이 없다. 아침 10시 회의에 9시 넘어 서류를 들고온 적도 많다"고 말했다.

여기에 의료기기 분야에서도 자가검사키트의 빠른 승인 등을 위해 품질을 함께 관리하고 기업 및 타 부처와 협업하며 노력을 기울이기도 했다.

그는 "허가부서(식약처)가 산업의 생산을 독려하는 일이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럼에도 직원들이 평소아는 다른 각오와 태도로 문제를 해결하려 했다"며 "감기약과 해열제 수급 관리에서도 완벽하게 문제를 미리 해결하지 못했지만 어느 정도의 취임 목표는 달성했다"고 전했다.

실제 그는 취임 과정에서 '국민 안심이 기준이다'라는 목표로 내부 역량 강화에 힘썼다. 교육 정비와 동시에  심사나 GMP 조사 등의 전문인재 훈련, 제품화전략지원단 등의 조직 구축 등에도 사섰다.

그는 "의료기기 분야에서 우리가 진전을 이뤘다고 보고 있다. 아쉬운 면은 있지만 코로나 19  속 WHO 심사과정에서 우리 전문가의 활용을 통한 검토보고서 제출을 봤고 국제적으로도 우리 수준을 가늠할 수 있었다"고 평했다.

또 자신이 처장으로 WHO 이사 및 집행위원장을 맡으며 식약처가 국제 회의에 참가하고 백신 관심을 촉구했고 식품 상호인증 등을 위해 국내외 다수 공관과 소통하는 등 노력을 기울였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그는 늘 아쉬움이 남았다고 토론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절실하게 느꼈던 것이 심사 등의 전문인재 확보. 실제 식약처 내 공무직의 비중은 공무원의 2배 수준이다.  절대적인 수 역시 여타 선진 규제당국에 비하면 매우 적은 수준으로 평가받는다. 노하우가 중요한 부처 입장에서는 아쉬운 부분일 수밖에 없다.

그는 "핵심적인 업무인 의료제품 심사와 GMP 심사 등은 공무직이 많아 이바지를 하면서도 오랫동안 재직을 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고난도의 전문적 업무를 하려면 3년 정도 돼야 눈을 뜬다. 의약품만 가지고 보면 세포나 유전자 등 제대로 된 심사를 하려면 3년 가지고 어렵다.  장기적으로 식약처가 바이오헬스를 위해 인프라의 역할을 할 수 있겠냐는 의구심이 있다"고 털어놨다.

최근 가장 뜨거운 바이오분야에의 투자와 개발은 향후 이들 제품의 수요 증가라는 뜻으로 귀결되는데 인원을 쉬이 늘릴 수 없다면 공무직보다는 꾸준히 허가심사를 맡을 수 있는 장기적이며 전문적인 인재가 필요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는 "새 정부도 바이오 분야를 깊게 인식하고 있다고 들었다. 이같은 문제를 해소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제조역량, 이제는 '창조능력' 확보해야
현실에 가까워진 미래 준비해야"


김강립 처장은 국내 산업계의 역량은 어느 정도 충분하지만 향후 시장에서의 창조능력을 얼마나 갖추느냐가 중요할 것으로 봤다.

화장품의 경우 화장품 진흥대책 시행 이후 2010년 첫 무역 수지 흑자에 이어 현재 세계 3대 수출 국가가 됐다. 의료제품 전반에서도 국내 안정적인 품질에서의 생산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그러나 "제품을 개발하는 면에서는 창조적인 능력이 필요하다고 본다. 그동안의 '전통'이 아닌 제품을 개발하는 능력에서 지배구조나 경영방식 등을 고집하는 형태는 변화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제약바이오에서 다국적 제약사가 인수합병 등으로 몸집을 불리는 것은 결국 신약의 파이프라인의 수가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상황에 기인한다는 것.  신약에 필요한 자금이 1조 이상에 이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인수합병과 오픈 이노베이션 등을 통해 꾸준히 파이프라인을 확보하고 자본 조달을 위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하고 세계를 주도할 수 있는 문제에서 이같은 노력이 더욱 필요하고 인프라도 중요하며 기존 기업의 문화가 수용 가능한 수준과의 타협 등에서 고민이 필요하다는 것이 김 처장의 말이다.

이런 상황에서 등장하는 임의 제조 문제는 업계의 기반을 흔들 수 있는 상황. 김 처장은 품질 문제와 더불어 업계를 위한 합당한 규제 역시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그는 "모든 의료제품은 생산공정까지도 약속을 한 제품이 많아 (제조 관련 규정이)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고 본다. 이는 양보의 여지가 없다"면서도 "다만 제도적으로 보완이 필요한 점 등 일부는 개선해야 한다고 본다. 규제의 정도를 달리할 만한 것들은 사전적으로 신고를 하거나 승인을 받는 방식으로 카테고리화하는과정이 필요하다. 적어도 합당한 규제가 가도록 일부 제도 개선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장에서 본인 판단 아래 문제가 없다 생각이 들어도 법령에 의해 약속된 내용을 함부로 어긴 점은 기업이 철저히 반성하고 재발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하는 것이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며 "제도 문제는 앞선 이야기에서 식약처와 소통하셔야 한다. 식약처도 열린 마음으로 토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강립 처장은 코로나 상황이 점점 끝나가는 지금 '밀려났던' 정책에 관심을 둬야 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그는 "우선심사로 인해 의료기기, 의약품 등의 심사가 밀렸다. 체외진단기기의 경우는 키트 등에 전문가를 모두 배치했다.  중요하지 않은 이슈는 없다"며 "대표적으로 해썹 등장 이후 발생하는 식품 문제에서 책임의 소재를 어디에 둘지, 민간이 어떤 역할을 담당할 지 등을 고민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의료제품 분야는 우리가 보는 안목과 역량이 업계의 미래라고 본다. AI 소프트웨어 의료 인정 가이드라인을 내놨는데 100개 의료제품이 허가를 받고 3개는 상장했다. 디지털 치료제 등은 어느 나라도 쉽게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전문가를 키우고 역량을 갖추지 못하면 식약처가 걸림돌이 될 수 있기에 선제적인 투자와 동기부여를 받는 방식으로 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출범한 제품화지원단 등을 시작으로 성장동력 중 하나인 바이오헬스 등의 분야가 '발등의 불'이 아닌 미래를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말이다.

김 처장은 "이제는  식약처가'현실에 가까운 미래'를 열기위한 노력을 해야 될 것으로 보인다. 표는 안나지만 가장 중요한 과제가 아닐까 싶다"고 전했다.

그는 이런 전문성을 갖추기 위해서는 최근 등장하는 '부처 통합론' 역시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조직이 성과를 낼 수 있다면 괜찮지만 보건복지부 등 타 기관이 있는 상황에서 굳이 조직을 합치면서 발생할 수 있는 혼란과 수고는 고민해봐야 한다는 것이다.

오히려 김 처장은 "불합리한 것을 합리화하자는 것을 말하는 건 합리적이다. 어떤 정부도 규제 문제에서는 같은 의견을 보여왔다"며 "다만 어떤 규제냐의 문제다.  필요한 규제를 어떻게 뺄 수 있겠느냐. 유지해야 하는 규제는 국민도 인정한다. 핵심은 '과학성을 갖추고 합리성과 근거를 갖춘' 규제를 하는 것이 맞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코로나가 지나는 시점, 복지부와 식약처라는 코로나19의 최전방에 서있었던 그는 식약처를 떠나게 된다면 어떻게 할 것이냐는 생각에 웃으며 '좀 쉬고 쉽다'고 운을 뗐다.

"32년간 공무원 생활은 '다시 돌아가도 열심히 할 수 없다'는 자부심으로 일했습니다. 이제는 좀 쉬어도 될만하다 싶은 생각이 있습니다.   아내의 허락도 받았습니다. 물론 너무 쉬면 안된다 하더군요((중략) 이제 평일에 (식약처 직원에게) 좋은 경치를 ,사진도 찍어보내면서 놀려줄 생각도 하고 있습니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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