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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가 안전하게 치료받고 나가는 병원이 소망"

강릉아산병원 유창식 원장

2022-09-05 05:50:31 최재경 기자 최재경 기자 choijk@kpanews.co.kr

강릉아산병원은 1996년 아산재단 강릉병원으로 개원하면서 강원 지역 주민들에게 질 높은 의료 서비스와 환자 중심의 병원 경영을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 보건복지부 지정 상급종합병원으로 승격된 강릉아산병원은 국내 대장항문외과 최고 권위자로 손꼽히는 유창식 원장의 부임으로 보다 발전된 지역 병원의 역할이 기대되고 있다.  

유창식 원장에게 병원 운영에 대한 앞으로의 계획을 들어 봤다.

-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이 30개월 이상 이어지면서 환자뿐만 아니라 의료진, 경영진 모두가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다. 강릉아산병원의 상황은 어떠한가

30개월이 넘어가고 있는 지금까지 대부준의 국민들이 코로나 팬데믹으로 많은 고통을 받았겠지만 병원은 그 이상의 고통을 느겼던 것 같습니다. 의료진을 포함한 직원들에게도 힘든 시간이었습니다. 

병원에 근무하는 직원들은 직업의 특성상 일반 국민들에게 요구되는 방역지침 외에도 더 주의가 필요하기 때문에 부담이 더 큰 것이 사실입니다만,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저력을 가진 직원들의 단합된 힘으로 잘 넘기고 있습니다. 직원들에게 감사할 따름입니다.

-지방에 위치한 의료기관들 대부분이 의료진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곳 병원은 의사 및 간호사 채용에 있어 어떤 방안을 마련하고 있나

지방에 있는 병원들은 의료인력 확보가 제일 어려운 과제라 하겠습니다.
지역의 인구가 줄어들고 있고, 청년층이 수도권으로 떠나고 있습니다. 젊은 의사 또한 마찬가지의 경우입니다. 특히 결혼한 경우 가족의 의견 또한 무시할 수 없구요. 

그들을 지방으로 유도하기 위해선 수도권 보다 더 나은 조건을 지원해 줘야 합니다. 이의 연장선상에서 추가적인 지역수당 지급과 안정적인 정착을 돕기 위해 부지 내 위치한 아파트를 무상으로 지원하고 있다는 점도 장점 중에 하나입니다. 

더불어 재직 기간 중 본인이 원하는 해외 유수의 병원에서 1년간 연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구요. 또, 의사의 요청이 있으면 진료를 위한 첨단 장비와 인력을 지원하는데 주저하지 않습니다.

간호사는 다행스럽게도 지역에 간호학과를 설치한 대학들이 있어 많은 도움을 받고 있고 저희 병원 간호사들 대개는 지역 연고가 많기 때문에 간호사 수급은 괜찮은 편입니다. 작년 간호사 채용 경쟁률은 7대 1 이었습니다. 

-병원장은 서울아산병원 암병원장, 대장암센터소장을 역임한 손꼽히는 대장암 전문가다. 병원 경영에 업무가 집중되면 진료와 연구 활동은 줄어들 수 밖에 없는데 

그렇지 않아도 그 점이 많이 아쉽습니다. 평생 진료실과 수술실을 벗어나지 않을 것 같았는데 지금 강릉아산병원장으로 여기에 있습니다. 
강릉으로 부임할 당시 고민이 많았습니다. 남은 정년까지 의사 또는 연구자로서 낼 수 있는 성과와 업적, 강릉아산병원장으로서 낼 수 있는 성과와 사명감을 사이에 두고 고민이 많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병원장으로 부임하고선 약 3개월 동안은 연구와 수술보다는 행정과 경영 등 업무파악에 주력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제가 가장 잘할 수 있는 분야인 환자 진료로 한평생 보내온 영역과는 다르지만 강릉아산병원장을 제 소임으로 알고 바쁜 날들을 보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전 임상의사인가 봅니다. 평생 환자와 진료현장에 대한 그리움과 허전함이 남아있어 지금은 일주일에 한 번 여는 외래 진료와 수술을 통해 달래고 있습니다. 그리고 여기에는 또 하나의 숨은 이유가 있습니다. 

병원 경영을 위해, 특히 진료현장을 속속들이 알기 위해선 집무실에서만이 아닌 직접 환자 진료를 통해 경험하며 프로세스 개선점을 찾고자 노력하기 위함입니다. 지금도 진료를 다시 재개한 건 잘한 일이라 생각합니다.

-로봇수술센터가 문을 연지 1년을 넘어서면서 적지 않은 성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안다. 지역적 환자 특성이나, 자랑할 만한 사례가 있는지

로봇수술이 국내에 도입된 지가 그리 오래되진 않았지만 로봇수술은 현대 외과의 큰 패러다임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로봇수술은 상급종합병원에선 필수적으로 해야 할 술기이며 로붓수술이 필요한 수술영역이 분명 있기에 저희 병원도 로봇수술시스템을 도입하고 1년 만에 200례를 넘어섰습니다. 

지방 병원에서 로봇수술을 도입했는지도 중요하지만, 로봇수술을 얼마나 능숙하게 잘할 수 있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환자에게 최상의 치료효과를 낼 수 있는 치료방법을 제공하는 병원이어야 합니다.

특히 유방암로봇수술의 경우 강원권에서 최초로 시행되는 성과가 있었고, 비뇨의학과에서는 후복막을 이용한 로봇수술로 장 천공이나 장 마비 등 복부 불편감의 부작용이 적고 빠른 식이 섭취가 가능한 장점으로 인해 환자 만족도가 높은 좋은 성적을 내고 있습니다.

저희 병원 로봇수술 분포를 보면 대장암이 24%를 차지하고 있고, 전립선암 20%, 자궁근종암 16% 순의 빈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강릉아산병원은 어떤 질환에 특화됐나?

영동 지역에도 종합병원이 있습니다만, 안타깝게도 관내에서 모든 응급질환과 중증질환을 케어할 수 있는 병원은 저희 병원밖에 없는 게 현실입니다.

중증환자가 과거 대관령을 넘기기가 어려운 시기가 있었지만 저희 병원이 개원한 이후로는 심장, 소화기, 호흡기를 포함한 모든 내과영역과 수술, 간 이식 등을 포함한 외과 질환 등 모든 중증질환을 다룰 수 있다는 점에서 사회적 책임감과 더불어 탄탄한 병원으로 만들어서 수도권으로 가지 않고도 치료가 가능한 병원으로의 사명감이 있습니다.

-최근 농어촌 지역 인구 고령화와 함께 치매 환자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지역 중추 의료기관으로서 역할과 임무가 부여되고 있지 않나

고령화의 가속화로 노인 중증질환 중에서도 치매인구가 증가하는 속에서 정부의 지역 사회 치매 환자의 돌봄과 의료서비스 등 다양한 치매 정책을 집중 추진한다고 들었습니다. 

하지만, 노인인구 비율이 높은 영동지역에서 관련 기관 자체적으로만은 지역 내 치매 환자를 돌봄에는 한계가 있어 보입니다. 이에, 저희 병원은 의료서비스만 제공하는 기관에서 나아가 지역 사회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지역의 치매와 관련된 자원 전문가와 함께. 다시 말해 치매와 관련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관들과의 협업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최근 공개한 급성기 뇌졸중 9차 평가 결과에서 44개 상급종합병원 중 유일하게 2등급을 받았다. 2021년(2차) 마취 적정성 평가에서도 2등급에 그쳤다. 이유가 있는지

영동지역 유일 상급종합병원으로 지역 주민에게 더 나은 의료서비스 제공을 위해 노력을 다하고 있습니다만, 본원 또한 지방에 있다 보니 평가 대상 기간에 관련 임상과의 인력 수급이 한시적으로 다소 원활치 못했던 부분이 있어 평가 결과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하지만, 그 후 관련 의료진의 충원과 응급센터 내원 Stroke 환자의 진료절차를 개선했고 오는 10월부터는 Stroke UNIT(뇌졸중집중치료실) 운영을 시작합니다.
따라서 추후에는 급성기뇌졸중과 마취적정성 평가에서 1등급 획득과 유지가 가능할 것입니다.

-영동지방 유일한 상급종합병원이 가진 진료, 연구, 교육 분야 역할이 있다면? 특히 지역 의료기관과 모자관계 및 의료전달체계 상황은?

지속적으로 연구자들의 원내 연구 활성화 증진을 지원해 오고 있으며 병원 내의 연구 지원뿐만 아니라 타 연구기관과의 협력도 지원하며 KIST강릉분원과는 2009년부터 협약을 맺고 연구와 교육, 장비를 교환하며 공동 연구를 진행해 오고 있습니다. 
자타가 인정하는 국내 최고 병원인 서울아산병원과는 한 식구입니다. 

최고의 네트워크로 전국 단위의 병원 진입을 넘보고 있기도 합니다. 시행착오를 줄이면서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서울아산병원과의 공동 병원운영 체계 구축, 전공의 상호 교환, 환자진료 회송·협조 체계 확립 등 서울아산병원과의 교육 및 진료 네트워크 협력을 확대하고 서울 소재 병원과 같은 수준 높은 의료서비스를 지역주민들에게 제공하고자 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더불어 지역 내 360여개 회원병원, 31개의 의료기관과 협력병원을 맺고 건전한 의료전달체계의 정립과 신뢰를 통한 환자 의뢰·회송으로 지역의료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최근 컨퍼런스 등이 대면으로 재개되고 있고 각종 질환에 대한 최신지견을 습득하고 공유할 수 있는 자리인 만큼 지역 개원의를 비롯한 의료인들과 함께 지역사회의 질환 치료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기회를 증대할 계획입니다.

또 지난 4월엔 저를 포함한 도내 4개 대학병원장들과 의료기관 간 상생을 위한 협의체 구성을 추진했습니다. 도내 환자 이탈에 대한 고민을 함께 나누고 정기적인 학술대회 등을 진행하며 데이터를 공유하며 지역 의료계의 안정과 발전을 위해 긴밀히 협조할 예정입니다. 이 작은 출발점이 강원도 의료 발전에 조금이나마 기여했으면 하는 바람이며, 오는 12월 첫 심포지엄이 예정돼 있습니다.

-암을 비롯한 중증질환 환자들의 수도권 대형병원 선호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환자 유출 상황과 이에 대한 강릉아산병원의 입장은 

암 환자의 약 30% 정도가 수도권을 찾는다고 들었는데 실제 서울아산병원에서 근무할 당시 강원도에서도 많이들 찾았던 것 같습니다. 수술이 필요한 환자가 1차·2차 의료기관을 거쳐 2~3주가 걸려 외래에서 저를 만난 후에도 검사와 수술까지 2~3주가 추가 소요됨을 본다면 수술까지 전체 약 한 달 이상 걸리게 됩니다. 

이런 부분이 환자에게 너무 미안했는데 이곳 강릉아산병원에서는 타병원에서 의뢰가 오게 되면 그 다음날 진료를 잡아주고 외래당일 입원 후 정밀검사에 들어가 1주일 이내에 수술까지 진행하는 치료환경을 제공해 드리고 있어 외과의사로서 매우 뿌듯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또 암 수술 후 방사선치료와 항암치료가 필요한 경우 수도권 병원과는 달리 입원 치료를 지원해 드리고 있어 환자들의 경제적, 시간적 혜택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수도권의 병원에서 암 수술 후 방사선치료나 약물치료 등의 사후 치료를 위해 다시 저희 병원으로 발길을 돌리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환자가 언제나 최상의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진료환경을 구축하고, 경쟁력있는 진료역량을 갖추어야 합니다. 지역의 병의원들은 상생하는 의료 생태계를 만들어 환자들의 지역내 치료 완결성을 높이기 위해 협력해야 합니다. 

-병원장 임기 동안 이루고 싶은 계획 ?

사실 2년이라는 임기 내 무언가를 이루기는 어려운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저희 병원은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습니다. 진료환경과 더불어 자연환경도 너무나 좋아 환자의 정서적 치료에도 기여하고 있습니다. 병실 동쪽으로는 동해바다가, 서쪽으로는 백두대간 대관령이 보이는 병동 구조입니다. 

좋은 병원이라는 개념은 아주 단순합니다. 환자를 잘 치료해 병원을 찾은 환자가 안전하게 치료받고 나가는 병원을 만드는게 소박하지만 큰 소망입니다. 

그러기 위해 저희 병원의 진료시스템이 환자 안전, 치료성과, 의료의 질, 환자 경험 등을 서울아산병원과 같은 수준으로 높혀 놓는다는 게 쉽지만은 않겠지만 무언가의 목표가 있다는 건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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