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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짝 열린 방사약학의 문, 약사직능의 새로운 기회"

한국원자력연구원 신병철 책임연구원

2022-11-22 05:50:13 이종태 기자 이종태 기자 leejt@kpanews.co.kr

방사약학이란 방사성 동위원소를 활용해 질병의 진단과 치료를 목적으로 개발되는 의약품을 제조·관리·연구하는 융합형 학문이다. 최근 전세계 각국에서는 방사약학을 활용해 질병의 진단과 치료의 정밀도를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약의 전문가인 약사들의 역할은 보다 강화될 것으로 전망되지만 아직 국내에서는 방사약학이라는 분야가 잘 알려지지 않아 약사사회의 관심이 필요한 상황. 이에 약사공론은 국내 방사약학의 권위자인 한국원자력연구원 신병철 박사를 만나 국내 방사약학에 대한 현주소와 앞으로의 가능성에 대해 들어봤다.[편집자주]


신병철 박사는 3호 국산 신약인 동화약품의 방사성 간암치료제 ‘밀리칸주’ 개발과 상용화에 참여했고, 국내 방사성의약품에 GMP 시설 개념을 처음 도입하며 방사성 진단제로 가장 많이 사용하는 ‘테크네슘-99m’ 제네레이터 생산시설을 한국원자력연구원에 설치하기도 했다. 

그는 “예전에는 방사성의약품이 대부분 진단에만 사용됐지만, 점차 시장이 커지면서 치료용 의약품에 대한 R&D가 국가적인 중요한 경쟁력이 되고 있습니다. 앞으로 약사는 방사약학에 주목해야 합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한국은 세계핵의학 연구실적에서 5위안에 든다. 60년 이상 기술이 축적되어 왔다. 특히 2014년에는 국내 방사성의약품 GMP 기준 확립으로 본격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동력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GMP 기준이 확립되면서 방사성의약품에 대한 연구개발은 물론 제조와 품질관리를 맡을 전문인력 수요가 늘어났지만 정작 현장에서는 약사인력이 부족하다는 것이 그의 지적이다. 

신 박사는 “인력부족으로 필드에서는 방사약학에 대한 약사의 역할에 대해 의문을 품기도 해 안타까운 부분”이라면서, “방사성의약품도 결국은 의약품이므로 약학지식을 가진 전문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약물이기 때문에 인체에 대한 이해도가 있어야 한다. 방사성붕괴와 관련된 물리적인 반감기도 계산해야 하지만 흡수, 분포, 대사, 배설 등의 약동력학적 과정에 대한 이해도가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방사약학은 글로벌제약사들도 최근 관심을 가지고 연구개발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분야다. 그 중에서도 방사성동위원소와 화학적으로 결합해 각종 암과 심혈관 질환 부위로 끌고 가는 방사성추적자는 이미 암 진단 및 치료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다국적 제약기업인 노바티스는 2010년대 중반부터 방사성추적자 벤처기업을 M&A를 통해 병합하고 췌장암 등 신경내분비종양을 치료하는 루타테라(루테튬(177Lu)옥소도트레오타이드액)를 개발하고, 2022년에는 전립선암에 탁월한 효과를 내는 PSMA기반 치료제 ‘플루빅토’를 출시하기도 했다.

이처럼 정교한 방사성추적자의 개발이 완제 방사성의약품의 출시로 이어지면서 진단 및 치료에 바로 투입되기도 하고, 방사성추적자 기술에 IT 기술이 융합된 정교한 검출 장비가 더해지면 일반 종양 및 난치질환용 치료의약품의 개발도 가능하기 때문에 방사성의약품 시장은 더욱 성장할 전망.

신 박사는 최근의 신약개발의 트렌드는 환자 맞춤형으로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는 다양한 질환의 진단과 치료에 방사성의약품이 더 많이 사용되면서 약사의 수요도 늘 것으로 전망한다.

그는 “국내 방사약학 분야의 성장으로 방사성의약품 실습교육을 위한 인프라를 개선하고 전문성 있는 인재를 길러내기 위한 노력을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전문약사제에서도 방사약사에 대해 고민을 해볼 필요가 있겠다”면서, “직능의 다양한 역할을 반영하고 전문성을 갖출 수 있도록 함께 방법을 찾아봐야 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원자력을 활용한 모든 분야의 신기술에 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정부출연연구기관이다. 국내에서 내로라하는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인 곳인 만큼 그들과 교류하는 재미도 있다고. 

신 박사는 “방사약학을 하다보면 약학뿐만 아니라 전반적으로 폭넓은 과학기술을 접할 수 있게 된다”, “약학을 무기로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과 논의할 수 있다는 점도 흥미롭다”고 말했다.

신병철 박사는 국내에서는 아직은 잘 알려지지 않은 영역인 방사성의약품에 대한 약사들의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신 박사는 “방사성의약품은 의약품 GMP 기준과 더불어 방사선안전관리 기준에 적합하도록 엄격하게 관리되니 방사능 안전에 대해서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면서 “방사선 안전에 문제가 있었다면 결혼해서 3남매를 기른 나도 지금까지 방사성의약품에 대한 연구개발을 이어가기 어려웠지 않았겠냐”며 웃었다.

그는 “앞으로 국산 신약개발의 가능성이 가장 큰 분야는 방사성의약품일 것”이라면서 “방사약학에 대한 약사들의 관심으로 이 분야에서 약사직능의 역할이 강화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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