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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추어리즘, 프로페셔널리즘 그리고 표리부동

한국신약개발연구조합 조헌제 이사

2015-09-14 12:00:00

표리부동(表裏不同)이란 말이 있다. 겉과 속이 다르다는 뜻으로 무언가 속에 감추고 있어 겉으로 내세우는 것과 실제 속안에 내재된 무언가가 서로 다르다는 의미다.

아마추어리즘(Amateurism)과 프로페셔널리즘(Professionalism)이란 말도 있다. 전자는 금전적 대가없이 취미삼아 무언가를 행하는 비전문가적 혹은 비전문영역의 관점이며 후자는 금전적 대가와 연계하여 직업적인 관점에서 무언가를 행하는 전문가적 혹은 전문영역의 관점으로서 상호 반대되는 개념이다. 전자는 결과에 대한 책임이 사실상 없으나 후자는 결과에 대한 책임이 따른다. 

문제는 아무 책임이 없는 아마추어가 막중한 책임을 맡고 있는 프로를 섯불리 흉내내고자 할 때 돌이킬 수 없는 부정적인 결과가 도출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이 과정에서 전문성이 없음을 속으로 감추고 겉으로 전문성을 가장하게 되는 표리부동 현상이 발생할 수 있고 이로 인해 예상치 못한 부정적인 결과들이 나타날 수 있다. 그것이 국가 혹은 산업 측면일 경우 문제는 더 커질 수 있다.

최근 정치, 경제, 사회, 보건, 과학기술 등 우리사회 거의 전영역에 걸쳐 결과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여러 병리현상들을 주의깊게 살펴보면 해당분야 전문성이 필요한 영역들이 비전문가들에 의해 좌우되고 이들 비전문가들이 전문성을 포장하여 겉으로 내세운 각종 계획과 정책들이 결국에 가서는 제대로 된 기능발휘를 못하고 국가예산 즉 국민혈세만 탕진한 채 좌초되거나 실패로 돌아간 사례들은 우리주위에 무수히 널려 있다. 이로인한 사회, 경제적 기회비용은 실로 막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가적 재난을 통제할 수 있는 전문성있는 컨트롤타워가 부재한 상태에서 초래된 세월호사태, 메르스사태 등 대형 참사들이 그랬고, 부정확한 경제전망에 따른 국가부채증가와 임시방편식 경기처방에 따른 시장경제혼란, 전월세난 등 주택난을 오히려 가중시키고 있는 주택정책도 예외가 아니다. 

기존산업정책과 벤처정책간 균형감을 상실한 채 기존 산업의 경쟁력 제고를 통한 지속가능한 대규모 일자리 창출 대책보다 지속가능성과 실효성이 의심되는 창업중심의 일자리창출정책에 따른 청년실업 가중문제, 뚜렷한 중장기 대책없이 흘러가고 있는 저출산․고령화 및 국가 노동생산성 저하문제 등 시급히 대안을 모색해야 할 각종 국가적 이슈와 문제들이 도처에 널려 있다는 의견들이 지배적이다.

문제는 이들 국가적 이슈와 문제들이 발생되기 이전에 이에 대한 선제적 대응을 위해 수립된 각종 국가적 계획과 정책, 실행예산과 조직이 분명히 존재했었고 누군가는 책임자 자리를 지키고 있었지만 문제발생이후 아무도 책임지는 이가 없다는 점이다. 그 누군가들이 대부분 비전문가들이란 점은 이미 공론화 된 지 오래다.

이와같은 악순환은 비단 거시적인 경제, 사회적 측면에만 한정되지 않으며 산업 및 연구개발정책에서도 종종 목격되고 있으며, 제약산업과 신약개발이 그 대표적인 사례다. 제약선진국과 신흥국 틈사리에 끼어서 지속되고 있는 약가인하정책에 따른 수익성 저하에도 불구하고 협소한 국내시장에서 벗어나 글로벌시장 진출을 위해 상당수 국내 제약업체들이 연구개발 혁신에 매진하고 있다. 이들 기업들이 현재 글로벌시장을 겨냥하여 개발중인 신약 등 파이프라인만 500여건에 이르고 있고, 이미 170여건의 첨단기술을 제약선진국등에 수출한 실적을 보유하고 있으며 전세계 60여개국에 의약품을 수출하고 있다.

이들 기업들은 고용을 유지하고 수익을 창출해야하는 프로페셔널들이다. 이들 기업들이 당장 필요한 것은 먼 미래에나 활용할 수 있을지도 불분명한 지원인프라도 아니며, 일부 미래학자들이 현실감 없이 미래에 유망할 것으로 주장하는 실체도 불분명한 미래기술도 아니고, 일부이해관계자들이 일시적 흥행을 위해 동원하는 융복합기술도 아닌 글로벌시장에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양질의 신약 등 의약품이며 이를 안정적으로 연구개발할 수 있는 지원환경이다.

최근 관계부처들이 내년도 소관예산안을 공개하고 있으나 정작 우리국민을 고용하기 위해 수익을 창출해야하는 이들 제약기업들에 대한 국가적 지원대책과 연구개발투자지원계획이 불분명하고 인프라성 대책만 열거되고 있는 것 같아 우려된다. 아마추어가 아닌 프로관점에서 재검토가 필요한 것 같다.


※ 본 시론은 약사공론의 편집 방향과 무관함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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