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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因緣)

중앙약대 교수 손의동

2019-06-24 06:00:35

인생은 인연으로 점철되어 있는 지 모른다. 

인연에는 자식과의 필연적 인연, 부부와의 평생갈 인연, 친구와의 때로는 나쁜 일로 들어서는 악연도 있다. 요즈음은 사회 친교가 많아서 여러모로 모임이 많아 모임으로 인연을 쌓아가고, 경제가 한 몫하는 세상이 되다 보니 로또 당첨이니 주식이 오르면 자랑을 하며 주식관계 인연을 얘기를 하기도 한다. 

또한 결혼의 중매나 혼사진행에 많은 쓰는 용어가 인연이란 글귀이기도 하고 불교에서는 일체의 현상을 모두 상호의존의 관계 위에 성립한다고 보고 그 관계를 인연이라 하였다. 그 관계는 2가지로 대별하는 데 주관과 객관과의 관계를 동시적(同時的) 관계라 하고 원인으로 인한 결과의 관계는 이시적(異時的) 관계로 나눈다. 인과 연을 나누어 어떤 현상이 생김에 있어서 직접으로 작용하는 힘을 <因> 이라 하고, 간접으로 작용하는 힘을 <緣> 이라 한다는 해석도 있다.

인연에 대한 글귀는 금아 피천득(1910-2007)작가의 시 인연에서는 ‘어리석은 사람은 인연을 만나도 인연인 줄 알지 못하고, 보통 사람들은 인연인 줄  알아도 그것을 살리지 못하고, 현명한 사람은 옷자락만 스쳐도 인연을 살릴 줄 안다 인연은 매일 일어난다’라고 하였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법정스님은 ‘진정한 인연과 스쳐가는 인연은 구분해서 인연을 맺어야 한다. 진정한 인연이라면 최선을 다해서 좋은 인연을 맺도록 노력하고 스쳐가는 인연이라면 무심코 지나쳐 버려야 한다. 그것을 구분하지 못하고 만나는 모든 사람들과 헤프게 인연을 맺어 놓으면 쓸 만한 인연을 만나지 못하는 대신에 어설픈 인연만 남게 되어 그들에 의해 삶이 침해되는 고통을 받아야 한다’ 즉 인연을 맺음에 너무 헤프게 해서는 안 된다고 직설했다. 

친구를 사귀게 되고 오래 유지되는 길은 서로를 이해해 주어야 한다. 자주만나지만 계산에 의해 움직인다면 이것은 좋은 인연이나 좋은 관계라 할 수 없다. 인간의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은 인간관계에 사회적인 건강을 유지하는 길로서 좋은 인간관계를 유지하는 것이라 하였다. 현실적으로는 수많은 사람들과 접촉하고 있지만 인간적인 필요에서 접촉하고 살아가는 사람들은 주위에 소수의 사람들에 불과하고 그들만이라도 진실한 인연을 맺어 놓으면 좋은 삶을 마련하는 데는 부족함이 없다. 순수하고 진실된 사람과의 인연이 좋지 않을까. 계산에 접근하면 언젠가는 엇박자가 난다는 것이다.

필자는 거주지가 흑석동이라 현충원을 산책하거나 둘레 길을 자주 가 보곤 한다. 최근 현충원 둘레길을 돌아 동작역으로 해서 1번 출구를 지나 반포로 가는 길에 우연히 이수교차로를 지나 구반포로 들어서자마자 피천득 산책로 표시판이 보였다. 알고 보니 2017년 7월 문학가 피천득(1910-2007)의 산책로 조성사업이 고속터미널역에서 이수교차로에 이르는 1.7km 구간 반포천변에 조성됐는데 피천득 산책로에는 청동좌상과 함께 대표작이 담긴 높이 2.2m의 대형 책 조형물이 세워졌다. 

그는 반포아파트 단지 개발 초기인 1974년부터 2007년 5월 세상을 떠날 때까지 34년 동안 서초 구반포 아파트에서 살았다. 그 산책로로 걸었을 때 그의 작품인 백날애기, 장수, 인연, 종달새, 소풍, 및 그 순간 등 주옥같은 글귀를 볼 수 있었다. 

그의 유명한 수필인 인연은 젊었을 적에 일본 여성 아사코의 안타까운 만남과 이별을 그린것이다. 세번에 걸친 만남의 이야기가 전개되는데, 뺨에 입을 맞추고 반지와 동화책을 선물로 주고 받은 첫 번째의 만남, 신발장이 어디 있느냐는 질문에 의아해 하는 아사코의 태도를 보여주는 두 번째 만남, 그리고 시들어가는 백합과 같은 아사코와 악수도 없이 절만 하고 헤어지는 세 번째 만남은 아니 했어야 좋았을 것이었다. 

글귀 말미에 ‘그리워하는데도 한 번 만나고는 못 만나게 되기도 하고, 일생을 못 잊으면서도 아니 만나고 살기도 한다. 아사코와 나는 세 번 만났다. 세 번째 만남은 아니 만났어야 좋았을 것이다. 오는 주말에는 춘천에 갔다 오려 한다. 소양강 가을 경치가 아름다울 것이다’했다. 아사코에 대한 순수하고 소박한 그리움을 속으로 녹여 잘 표현하고 있다. 

가수 이선희씨의 노래 '인연'은 영화 왕의 남자 OST (Original sound track)로 유명하다. 원곡의 가사를 잘 살펴보면 애절한 사랑을 하지만 이루어지지 못한 사랑에 대한 간절함이 묻어 나오는 곡이라고 할 수 있다. 영화 내용과 이러한 작사의 내용이 잘 맞아떨어져서 많은 사람들이 기억하는 노래가 아닐까 한다. 이선희 씨의 럭키한 인연이다.

인간은 인연을 통해 삶을 이해하고, 사랑하고 세상을 지배해 갈지 모른다. 
인연 없이 혼자만 산다면 그건 얼마나 고독하고 무미건조한 생활일 것인가?
필자는 약계인연으로 살고 있다.
이것은 행복하고 좋은 인연이다. 
세상을 밝고 깨끗하게 교육하고 건강하게 할 의무를 가진 것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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