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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했던 2020년 봄학기

차의과학대학교 약학대학 사회약학실 손현순 교수

2020-07-13 06:00:13

지난주에 성적입력까지 끝냈으니 1학기 공식 일정이 마감되었다. 새롭게 비대면 교육방식에 적응하느라 긴장했던 시간이었기에 여름방학이 되기를 고대했었다. 방학이라 해서 크게 달라지는 건 없지만, 연구실행 옷차림과 발걸음이 조금은 가볍고, 좀 더 나은 다음 학기를 위한 생각에 집중하고 차근차근 준비도 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가질 수 있다는 것 정도. 

비대면으로 운영된 지난 학기에, 우리가 학교 교육에 중요한 의미를 두는 건 단지 지식을 배워가는 곳이어서가 아니란 걸 확실히 알았다. 학습만 하는 곳이 아니라 타인과의 관계를 만들고 뭔가 창의적인 일을 시도해 보고 이런 저런 동아리활동에 참여하면서 사회구성원으로서 필요한 것들을 배워나가는 학교생활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았음이다. 학교의 역할을 재정의한 것이다. 

지식에 대한 학습 측면에서 보더라도, 지난 학기 우리가 했던 교육이란 것이, 대면교육에 맞춰졌던 기존 교육의 컨텐츠 그대로를 그저 IT기술을 활용하여 비대면 교육으로 가능케 했을 뿐이다. 물론 그것이 최선이었지만 어쩔 수 없이 불완전했고, 학생도 교수도 만족스럽지는 못하였다. 특히 기존 평가방식 그대로 조건만 비대면으로 실시한 기말고사 과정에서는 불필요한 교수-학생간 불신 상황이 초래되기도 하였다. 

물론 공정하지 못한 수험태도를 보인 학생들의 행동은 바람직하지 않지만, 어떠한 상황이 사람의 행동을 만든다는 것에 얼마큼은 동의하기에, 학생들만 탓하는 건 좀 그렇다. 

1학기 동안 겪었던 이런저런 긍정적 경험과 부정적 경험들이 이후 교육현장에 잘 반영되어 발전적 개선으로 이어졌으면 한다. 

코로나가 극복된다 해도 과거처럼 다시 전면적 대면방식으로 회귀하지는 않을 것 같다는 게 대세다. 따라서 향후의 개선이라는 것이, 업그레이드되는 신기술을 활용한 비대면 방식에 잘 적응하는 것만이 아니라, 대학과 교육자들이 그간 무심했지만 근본적 변화가 필요한 것들과 그 방향성에 대한, 그리고 학생과의 신뢰를 유지할 방법에 대한 꾸준한 논의까지 포함되기를 바란다. 여기에 몇 가지 화두를 던진다. 

하나. 강의실 공간구조가 바뀌었으면 한다. 오래 전부터 생각해 왔고 이번에 더욱 공고해졌다. 

앞으로 오프라인 수업은 온라인 수업과는 다른 형태여야만 할 것이다. 그런데 지금 대학의 강의실은 대부분 모든 학생들이 교실의 맨 앞에 놓인 교탁을 향해 앉게끔 책상들을 빼곡하게 배치해 놓고 있다. 

다분히 지식전달 교육에 맞춰진 공간구조로서 현대식 교육이 시작된 이후 지금까지 바뀌지 않았다. 가장 창의적인 배움 활동을 해야 하는 학생들이 가장 폐쇄적이고 수동적인 공간에 갇혀있음을 의미한다. 

팀 수업과 토론학습이 가능한 개방적인 공간구조로 바꾼다면 강의실 내에서의 교육방법과 내용 또한 자연스럽게 변화될 가능성이 크다. 21세기 인재에게 필요한 역량을 키우는 교육에 적합한 강의실을 꿈꿔본다. 

둘. 교육의 방향이 지식전달만이 아닌 사유를 가르치는 교육으로 나아갔으면 한다. 약대교육은 대개 전문직으로서의 우수한 약사 양성을 핵심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나 그것만을 중시하면, 약사국가고시 합격을 위한 과학적 전문지식 습득의 중요성만 부각될 가능성이 크다. 실제 질병을 극복하여 건강을 지키는 일은 과학기술 발전과 전문지식만으로 가능하지 않으므로, 약학이라는 학문의 우월성 내지 특수성만 강조한 나머지 정작 일반교육을 통해 갖춰져야 하는 기본소양의 중요성을 간과하지 말았으면 한다. 

기본적으로 교육이라는 것은 사유를 가르치는 것이어야 하기에, 약학 교육과정에도 사유하는 인간으로서의 약사 역량을 강조했으면 한다. 

그러나 사유의 힘이란 지식전달 교육만으로 얻어지지 않기 때문에 2020년 시행될 약대 통합6년제 교육에서는, 이러한 미래지향적 약사 역량을 잘 반영하여 교육내용과 방식이 지금과는 좀 다르게 디자인되었으면 한다. 사회구조와 구성원들을 이해하고, 보다 거시적이고 객관적으로 약사라는 직업과 의약품을 비판할 수 있는 시각을 가질 수 있도록 말이다. 

셋. 교육자는 가르치는 것만이 아니라 학생들의 멘토 내지는 코치로서의 역할을 더 많이 해야 할 것 같다. 저명한 교수들의 온라인 접근가능한 강의가 넘치는 상황에서, 교육자의 가치는 단지 가르치는 일에 머무르지 않는다. 

인생선배로서, 학생들이 어떤 사람으로 살 것인지 함께 의논하고 미래로 나아가는 목표 설정에 도움을 주는 일에 보다 정성을 쏟아야 할 것 같다. 비대면 환경에서 학생들이 성장할 기회를 놓치지 않도록, 학생들 스스로의 학교생활 디자인의 개편도 필요하지만 교육자의 학생에 대한 진심어린 관심과 애정 또한 더 많이 필요해졌다. 

우리는 지금 방학생활 중. 그러나 연구실에는 연구수행 경험을 희망하는 4,5,6학년 학생들의 야무지고 젊은 에너지로 가득 차 있다. 

덕분에 나는 오늘도 나의 20대를 추억한다.


※ 본 시론은 약사공론의 편집 방향과 무관함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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