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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약품 분류코드체계의 법제화가 필요한 시기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상근 평가위원 김보연

2020-10-05 05:50:27

 최근 식약처는 의약품 분류번호를 허가사항으로 관리하여 의약품 용기 포장에 표시함으로서 발생할 수 있는 소비자 오인 우려 및 다양해지는 의약품을 수용할 수 있는 새로운 약효분류 체계 도입 필요성에 따라 국제분류체계인 WHO-ATC분류로 개선을 추진 중에 있다. 

 2018년10월부터 제품포장에 의약품 분류번호를 기재토록 하던 부분을 식약처 허가사항에서 삭제하여, 새로 허가된 의약품의 허가증에 기존의 3단 분류번호가 더이상 부여되지 않게 되었다(3단 분류번호란 의약품을 주요 약효군별 및 세부효능군별로 분류한 항목에 부여하였던 번호로서, 예를 들면 100번대는 신경계 감각기관용의약품, 600번대는 항병원생물성 의약품이다). 그리고 공백기의 혼선을 줄이기 위해 그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하 ‘심평원’)에서 관리하고 있는 국제적인 의약품 분류코드인 ATC코드를 사용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ATC(Anatomical Therapeutic Chemical)코드란 세계보건기구(WHO)에서 국제단위의 약물소비 통계를 구현 및 비교할 목적으로 개발·관리하는 국제 의약품 분류체계로서, 5단계·7자리의 영문 및 숫자로 구성된 코드이다. ATC코드는 의약품을 해부학적, 치료적, 약물학적, 화학적 하위그룹으로 분류하는데, 단계별 분류기준은 (1단계)약이 적용되는 해부학적 부위에 따른 14개 대분류군, (2단계)약효에 따른 세부 분류군, (3단계)약물학적 특성에 따른 분류, (4단계)약의 화학적 특성에 따른 분류, (5단계)개별 성분명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ATC코드는 기존에 국내에서 사용하였던 3단계의 의약품 분류번호에 비해, 5단계의 세밀한 구분기준을 가진 체계로서, 약효 이외에도 약물학적 특성 및 화학적 특성 등 세부 약리기전까지 알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미 해외에서는 의약품 분류 목적으로 ATC코드의 활용률이 높다. 

 심평원에서는 그간 의약품 유통단계에서 사용할 표준코드와 별도로 약효분류코드인 ATC코드를 부여해 관리하여왔다. 심평원 의약품정보센터에서는 생산·수입·공급중단 보고대상 의약품 선정업무와 관련 의약품에 ATC코드를 부여해달라는 2009년 보건복지부의 협조요청 이후, 표준코드가 있는 모든 의약품에 대해 ATC코드를 부여 및 관리하고 있다. 부여절차는 해당품목의 국제분류기준 검토, 1차 전문가 자문, 제약사 의견조회, 2차 전문가 자문, ATC코드 확정 및 대내외 공개순으로 진행된다. 2020년 10월 현재 653개 회사의 71050개 품목이 코드를 부여받았고 연평균 4000여개 품목의 코드가 신설되어 공개되고 있다. 

 ATC코드는 심평원 홈페이지와 식약처 온라인 정보망, 약학정보원 등 유관기관을 통해 공개된다. ATC코드는 국제적으로 통일된 기준에 의해 부여된 번호라는 특성을 가지고 있어, 생산·수입·공급 중단 보고대상 의약품 선정 절차 이외에도, OECD 등 국제기구 요구에 적합한 의약품 생산 및 소비 통계 산출, 의약품 관련 정책 결정에 필요한 기초자료, 건강보험 의약품 급여대상 및 기준설정업무, 의약품개발연구 등 목적으로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ATC코드의 중요성이 높아짐에 따라 심평원에서는 2020년 들어 상하반기로 나누어 ATC코드를 부여하고 있던 업무를 분기별로 전환하여 연 4회 이상 정기적으로 코드를 부여하여 업데이트된 의약품 ATC코드 정보를 신속하게 대내외로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ATC코드가 적극적으로 활용된 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이 남아있다. 복합제, 한방생약제제는 국제분류 가이드라인이 없어 심평원에서 자체적으로 분류해야 하나, 설정에 애로가 따르고 있다. 또한 ATC코드의 국내 관리주체가 명확하게 정해지지 않아, 킴스·약학정보원등 의약품정보 제공기관에서도 ATC코드를 자체적으로 부여하고 있어 간혹 동일성분이 서로 다른 코드로 운영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표준코드는 허가 이후 제조회사 신청을 받아 심평원에서 즉시 부여하고 있는 반면, ATC코드는 부여시기 및 절차에 관하여 법제가 존재하지 않아 현재 분기 단위로 취합하여 설정하고 있어 시의성 있게 부여하지 못하고 있다. 
   
 ATC코드의 본격적 활용체계 도입에 앞서 위와 같은 미흡한 점을 개선해 나가야 한다. 국내에서는 제약회사가 허가 이후 심평원에 표준코드를 신청하면서 ATC코드도 같이 신청하여, ATC코드도 즉시 부여할 수 있는 법제를 도입하여야 한다. 코드부여 업무 및 관리절차를 명확히 법에 명시하여, ATC코드의 부여·관리 주체로서 업무를 수행할 법적 근거를 마련하도록 해야 한다.

 국제적인 면에서는 우리나라의 특유한 천연물신약, 한방생약제제와 감기약과 같은 복합제제에 적용할 수 있는 ATC 코드부여 체계의 도입이 필요하다. 한방생약제제나 감기약 등의 복합제제는 국내 특유한 약제로서, 현재 적용할 수 있는 국제적 분류기준이 없는 실정이다. 이러한 경우 WHO는 신규 ATC코드를 신청할 수 있도록 절차를 정하고 있어, WHO에 건의 및 자료를 제시하는 등 노력이 필요하다. 안전한 약물사용 모니터링 등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동제제 등을 포함할 수 있도록 체계적인 코드 체계의 확대가 반드시 필요할 것이다.


※ 본 시론은 약사공론의 편집 방향과 무관함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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