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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에 사는 옥토끼와 불사약

<54> 고구려 벽화와 민화에 등장하는 약

2014-01-14 06:00:16 약사공론 기자 약사공론 기자 kpanews@kpanews.co.kr


고구려 고분벽화 속에 그려진 달


"계~수나무 한~나무 토~끼 한~마리~" 윤극영 선생의 동요 '반달' 한 부분이다. 달나라에 나무가 자라고 있고 토끼가 있다니 얼마나 시정어린 상상력인가. 1969년 달에 착륙했던 아폴로 11호 승무원과 교신하는 NASA기지국은 불사약을 훔쳐 달아난 '창어(혹은 상아, 항아라고도 부름)'와 토끼를 찾아보라고 지시했다. 승무원 에드윈 올드린은 "잘 찾아 보겠다"고 유머러스하게 답했다. 

중국 신화에서 서왕모(西王母)가 총애하는 영웅 '예'의 아내 '창어'가 불사약을 남편 몰래 훔쳐 먹고 신의 배인 선저우를 타고 달나라로 가서 지금까지 살고 있다는 내용이 있다. 중국에서는 이 신화에 나오는 '선저우(神舟)'와 '창어공정(嫦娥工程)'을 각각 우주선과 달 탐사 프로젝트 이름으로 사용하고 있다. 참고로 중국은 이 이름 덕인지 우주강국이 되고 있다. 창어는 그녀가 지은 죄값으로 흉물스런 두꺼비가 되어 달에 살고 있다고 한다. 

1500년 전 그려진 고구려 고분 속 벽화에도 달이 그려져 있다. 그런데 달 속을 잘 들여다보면 두꺼비와 토끼가 등장한다. 고구려 고분벽화의 여러 곳(평양 덕화리 1ㆍ2호분, 집안 장천1호분)과 평양 개마총에도 달 속에 토끼와 두꺼비가 그려져 있다. 계수나무도 그려져 있다. 토끼는 전해지는 설화 그대로 달에서 약절구를 찧고 있다. 그 옆에 두꺼비가 얌전히 엎드려 토끼를 바라보는 모습도 있다. 


조선시대 민화, 민속박물관소장

토끼가 찧고 있는 것은 불사약이다. 그렇다면 약절구 안에서 찧어 지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 궁금해진다. 옥토끼가 열심히 찧고 있는 것을 신선들의 불사약인 '선단(仙丹)'이라고도 불렸다. 인간들이 감히 손댈 수 없는 영역에서 불사의 약을 만들어야 안심할 수 있다고 생각한 신선들이 옥토끼를 한 쌍씩 달로 보내어 선단을 약방아로 찧게 한다는 설화도 전해진다.  

조선시대 민화 「옥토도구도」가 있다. 계수나무 그늘아래에서 약절구를 찧는 옥토끼 두 마리의 모습이 부부인 듯도 하다. 그러니 새끼 토끼도 옆에 귀엽게 앉아있다. 이 그림에는 사바세계의 모습으로 학도 있고 원앙도 있다. 마치 보름달에 사는 토끼가 계수나무 아래에서 가족끼리 모여앉아 쿵덕쿵덕 약절구를 찧는 풍경이 연상되는 민화다. 사람들은 달 속에서 불사약을 만드는 토끼를 인간세상으로 데려오고 싶었을 것이다. '광한옥토도'라는 민화 속에도 옥토끼가 등장한다. 이 그림 위쪽에는 '광한전'이라 쓰여 있는 데 달 속에 있는 궁전을 뜻한다. 이태백의 시에서도 "가을 봄 여름 없이 옥토끼는 약을 찧네" 라는 시구를 볼 수 있다.  

중종 19년인 1524년에 퇴계 이황을 비롯한 선비들이 용수사라는 절에 모였다. 마침 둥근 보름달이 동쪽 산 위로 떠오르자 돌아가며 시를 지었다. 중간에 퇴계가 나서서 "은하수들이 깜빡거리자 두꺼비와 계수나무가 달을 채운다……. 광한전에서 춥게 살면서 외롭게 약절구를 찧는다……. 달의 골짜기에 누가 지나갔는가 하늘나루에 시가 이어지지 않네"라며 달에 대한 유명한 시구를 남겼다.  


조선시대 민화, 옥토도구도

달 속의 계수나무는 과연 어떤 나무일까. 계수나무와 헷갈리는 나무이름으로 월계수와 계피나무가 있다. 올림픽에서 승리의 월계관으로 쓰는 월계수 잎은 향신료로도 쓰인다. 수정과에 쓰이는 계피는 계수나무껍질이 아니라 계피나무(Cinnamonus cassia Blume)껍질이다. 시나몬(cinnamon)이라는 향신료로 유명하다. 

달나라에 있다고 생각하는 계수나무 (Cercidiphyllum japonicum)는 연향수(連香樹)라고도 하는데 캐러멜과 같이 그윽하고 달콤한 향기가 봄에서부터 가을까지 계속 난다는 의미다. 그 낙엽에서도 향이 난다. 중국 계림에 가면 계수나무가 많다. '계수나무가 많아 숲을 이룬다' 하여 계림이라는 지명을 얻었다. 우리나라에도 계수나무가 가로수로 심어져 있는 곳이 춘천을 비롯해 여러 곳 있다. 계수나무 잎의 약리성분으로 알려진 것은 방부 및 방충효과가 있는 피로카테콜(pyrocatechol)이다.

옛날 왕들은 심신이 피로하고 이상이 생기면 몸을 보한다면서 보약을 먹었다. 이른바 불로장생약인 단약(丹藥)을 썼다. 이 약의 재료는 주사(朱砂, Cinnabar, HgS)나 광명단(光明丹, 사산화삼납, Pb3O4)이었다. 주사(朱砂)는 수은과 황의 화합물이고 광명단(光明丹)은 납 산화물이다. 현대 약학적으로 보면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처방이다. 불로초니 불사약이니 하는 말은 바로 이런 인간의 끝없는 욕망으로 나타난 신기루 같은 것이다. 중국의 진시황도 불사약을 구했다. 그가 수은으로 연못을 만들어놓고 수시로 먹었다는 기록도 전해진다. 

인간이 다다를 수 없는 달 속에 계수나무와 토끼 한 마리를 등장시켜 불사약을 만들고 있다고 믿는 상상력은 차라리 아름답다. 우리가 미약한 인간이기에, 무병장수와 불노장생을 달에게 비는 것은 소박한 꿈일 것이다. 그러나 요즈음 사람들은 희미한 달보다 환한 해를 더 좇는 듯 하다. 은은한 달을 보고 마음을 비우자. 21세기엔 불사약보다는 제 명대로 살다 웰 다잉(well-dying) 하기 위한 낙사약(樂死藥)이 필요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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