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회 약국수기공모전
약공어플 다운로드 학술지창간 제호공모 보건복지부_심평원
  • HOME
  • 칼럼 및 연재
  • Pharm in Art
3분 설문조사 이벤트

납·수은·비소를 얼굴에 바른 여인들

<63> 한국의 『미인도』

2014-03-18 06:00:16 약사공론 기자 약사공론 기자 kpanews@kpanews.co.kr

우리나라 최고의 『미인도』를 그린 혜원 신윤복(1758∼?)은 조선후기 도화서의 화원이다. 주로 남녀 간의 사랑이나 여성의 아름다움을 주제로 많이 그렸다. 창포로 감고 틀어 올린 머리, 담장으로 분칠을 한 앳된 얼굴, 가느다란 실눈썹으로 미묵을 칠한 눈매, 조그만 연지 입술이 너무나 예쁜 미인이다. 


(왼쪽)혜원 신윤복, 『미인도』, 비단에 채색 45.5 x 114.0 cm, 간송미술관/(오른쪽) 이당 김은호, 『미인도』(1935), 비단에 먹, 채색, 57.5x143cm,국립현대미술관


풍속화를 주로 그렸던 단원 김홍도(1745∼?)의 『미인도』는 커다란 트레머리 한 여인이 경대를 통해 자신의 모습을 보고 있다. 빨간 연지가 자극적이다. 단원작품으로 알려져 있으나 진작은 아닐 것이라고도 한다. 

우리나라 근대화단의 대표적인 인물화가인 이당 김은호(1892∼1979)의 『미인도』는 양반집 여인의 자태다. 앵두 같은 입술에 그믐달 같은 눈썹의 우아한 포즈의 여인을 길가에 피어있는 민들레와 벗꽃을 배경으로 한 그렸다. 여인들은 모두 예쁘게 화장을 했다.

화장을 뜻하는 영어 'cosmetics'는 희랍어 kosmetikos에서 유래됐다. 영어 cosmos(우주)도 kosmos에서 비롯됐다. 이 kosmos는 우주의 명령(the order of cosmos)이란 뜻이며, kosmetikos(화장)는 우주의 명령을 받아 더욱 아름답게 하는 기술을 의미한다. 화장이 그렇게 엄숙한 기술인가?

예부터 화장을 하는 정도나 목적에 따라 화장법을 다섯가지로 나눴다. 담장(淡粧)은 피부를 희고 깨끗하게 하는 정도, 농장(濃粧)은 담장보다 짙은 상태인 색조화장, 염장(艶粧)은 진한 상태의 색조화장으로 요염한 표현의도, 응장(凝粧)은 농장과 유사하나 더욱 분명하게 화장한 상태로, 혼례와 같은 의식, 의례용 화장이다. 야용(冶容)은 공연을 위한 분장이다. 이런 화장을 하려면 가장 기본적인 것이 얼굴에 펴 바르는 흰 분(粉)과 눈썹을 그리는 미묵(眉墨), 그리고 볼과 입술에 바르는 연지(臙脂)다.  

분가루로 가장 많이 사용한 것은 분꽃의 씨앗으로서 말려서 곱게 갈아 체에 치면 흰 가루가 되는데 이것을 분으로 썼다. 이 분가루는 부착력과 도포력이 좋지 않아 여기에 납 성분을 가미해 이를 '연분(鉛粉)'으로 썼다. 연분은 납 조각에 식초를 붓고 숯불에 달구어 식혀놓으면 생기는 하얀 납꽃(아마도 초산납)을 긁어 만들었기 때문에 장기간 사용할 경우 얼굴이 검게 변하는 등의 부작용이 나타난다. 연분을 오래 사용하면 피부자극성을 비롯해 피부에 흡수돼 혈액, 신장, 신경독성 등 전신독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밖에 없다. 


단원 김홍도, 『미인도』, 종이에 채색, 24.7x60cm, 서울대박물관


서양에서도 납으로 만든 하얀 분가루는 아름다워지고 싶어 하는 수많은 여성의 목숨을 앗아가는 화장품이었다. 영국의 엘리자베스 1세는 얼굴에 두꺼운 분을 칠했다는데 결국 납중독으로 피부에 농포와 궤양이 생겼다. 이를 감추기 위해서 더 두껍게 분을 바르다가 피부트러블에 화가 났는지 궁전 내 거울을 모두 없애버리기까지 했다고 한다. 납중독에 의한 신경증을 일으킨 것 같다. 중세 르네상스시대의 여자들은 납에다 수은까지 섞은 유독성 금속산화물 덩어리인 분을 발랐다. 

17세기 초에는 이태리에서 비상(arsenic)으로 만든 아쿠아 토파나(aqua tofana) 화장수를 팔았다. 비소와 납과 그리고 벨라돈나 알칼로이드를 함유했다. 특히 아비산은 멜라닌 색소의 생성을 억제해 피부를 하얗게 만드는 작용을 한다. 이 화장수는 얼굴을 희게 하기도 했지만 먹으면 독약이었기 때문에 이 사실을 아는 여성들이 남편을 독살하는데 화장수를 사용했다는 기록이 있다.  

예쁜 눈썹을 위해서는 미묵을 써서 그렸다.  미묵은 관솔을 태워 그을음을 얻고 이것에 기름에 개어서 사용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미묵 중에는 벤조피렌[benzo(a)pyrene]같은 발암물질이 들어있을 것이다. 고대 이집트시대에는 주석을 갈아 눈꺼풀에 검게 칠했다는 기록도 있다.

한편 볼이나 입술에 바르는 연지의 재료는 홍화(紅花)로서 잇꽃이라고도 하며 이 홍화색소가 추출된 꽃물을 기름에 개어서 썼다. 또 잇꽃보다 색이 강한 주사(朱砂)는 수은이 함유된 붉은색 안료이다. 수은 성분이 있기 때문에 연분처럼 피부나 전신에는 신경독성, 신장독성 등 독작용을 나타냈다. 현대에 들어와서는 연지성분을 통에 담은 립스틱으로 쓰게 되는데 여기에 들어가는 무기성 안료 중에 납이 들어 있을 수 있다. 만약 입으로 들어가면 흡수될 수 있어 전신독성이 나타난다. 

모든 미인도 속 얼굴들엔 하얀 분칠은 물론이고 입술연지가 빨갛다. 눈썹도 까맣게 진하게 그렸다. 그러니까 납과 수은과 그을음을 얼굴에 발랐으리라. 화장독이란 말이 있다. 화장품에 의한 부작용을 말한다. 납, 수은이나 비소를 화장품 원료로 금지하고 있지만 가끔 불법수입된 일부불량제품에서 검출되고 있다. 어쨌든 화장품은 부작용이 우려되는 화학약품을 원료로 한다. 조심해서 사용해야 한다. 화장품의 안전성에도 약사들이 신경을 썼으면 한다.

약공어플 다운로드

약공어플 다운로드
신일제약

많이본 기사

이벤트 알림

비맥스BB

약공TV베스트

팜웨이한약제제
그린스토어2

인터뷰

청년기자뉴스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