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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를 외치면서 아무 변화 없는 '변화의 주체'들

[조동환 헬스컨슈머 대표] 소비자와 추월의 시대 1 -체인편上-

2021-08-23 12:00:32 약사공론 기자 약사공론 기자 hsjoo@kpanews.co.kr

33년 8개월간 약사공론에 재직하다 2019년 12월 은퇴, 헬스컨슈머(주)라는 온·오프 대중건강전문지 대표와 (사)건강소비자연대 수석부대표로 활동중인 조동환 전 주간. 약업계는 그의 영원한 '노스탤지어'일 뿐 아니라 현재 진행형 사랑의 대상이기도 하다. 편집국장 시절 파란을 몰고 다닌 '서초칼럼'으로 알려진 그가 '아웃사이트(out-sight의 조어)'라는 이름으로 보름마다 친정을 방문한다. [편집자 주]

인문사회과학을 전공한 필자는 현재와 '근미래'를 가리키는 4차산업혁명이라는 표현보다 '추월의 시대'라는 표현을 더 선호한다.

속도가 빠른 디지털 문화를 대변하는, 이 추월이란 표현은 적어도 이 글에서는, 시대발전상에 발전상을 건너뛰거나 앞질러 간다는 뜻 그리고 혹은 자칫 한눈을 팔면 금방 뒤처진다는 뜻으로 국한하고자 한다. 특정한 부분은 뒤처질 수 있지만 그런 부분을 과감히 생략하면서 또 다른 특정한 부분은 앞질러 갈 수 있다는 의미로 말이다.

이 같은 의미에서 약국이 이 시대에 추월을 당하는, 안타까운 면면들을 먼저 살펴보고자 한다. 그리고 이 글에서 언급하는 체인이라 함은 오늘날 우리 약국 시장에서 통용되는 단체를 가리킨다고 해두는 게 좋겠다.

첫째, 약사의 전문성은 비교적 빠르게 퇴색돼 가고 있다.
비단 약사 의사뿐 아니라 대부분 전문분야에서 마찬가지일 것으로 보인다. 1900년대 초 뉴욕의 5번가 거리를 찍은 사진은 그와 같은 진화를 한눈에 보여준다. 

1900년, 이 거리에는 온통 마차로 뒤덮였으며 자동차는 유일하게 단 한 대만 보였다. 겨우 13년이 흐른 뒤, 같은 거리를 마차는 전혀 보이지 않았고 온통 자동차가 뒤덮었다. AI는 우리 생각보다 훨씬 더 가까이에 와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AI가 아니어도 검색만 하면 수초 만에 정보가 튀어나오는 인터넷 세상이 됐다.

둘째, 이미 많은 사람이 홈쇼핑 등으로부터 건강기능 물질에 대한 지식을 교육 받고 있다.
횸쇼핑은 광고와 판매가 결합된 메신저 기능이 있다. 여기서 활약하는 쇼호스트와 쇼닥터 등의 인물들 뿐 만 아니라 크리에이터(유튜버)나 블로그와 같은 공간에서 활동하는 인플루언서 에 의한 정보 주입은, 모든 건강 관련 제품에 있어 약국의 전문적 개입을 불필요하다고 느끼게 만드는 요인이 되고 있다.

또한 약사 스스로가 '약의 전문가'임을 너무나 크게 강조한 탓에 이점이 부메랑이 돼 약사는 약 이외에 전문가가 아니라는 사실을 강조하는, '이상한 자폭'이 된 점도 있다. 약국은 치료물질(의약품)의 전달공간으로 국한돼 버렸고 처방전이 당분간 받쳐줄 줄 알았는데 팬데믹이란 불청객이 빠른 속도로 처방 중심의 약국마저 위협하게 됐다.

셋째, 약국은 온-오프라인 어느 것 하나 강점이 없다.
홈쇼핑이나 인터넷쇼핑몰 같은 온라인만이 아니다. 몇 안 되는 올리브영 같은 오프라인 매장 한 곳에서의 건강관련제품 매출이 약국 십 수개의 유사 제품 매출을 합쳐 놓은 것과 맞먹거나 그보다 크다는 사실이다. 

매출 규모는 아예 제외하더라도 품목 수로만 볼 때도 건강기능식품은 일반의약품을 한참 앞질러 있다. 2018년 기준으로 볼 때 이미 건강기능식품의 제품 종류가 일반의약품의 4배를 훌쩍 넘었다.(약 2만4000 종 vs 5400 종) 약국은 3~5년 이내 일반의약품의 10배 가까이 성장해 있을 전체 건강가능식품시장의 2%도 채 되지 않은 현재의 점유율에 묶인 그간의 나태와 방치를 두고두고 후회할 날이 오겠지만 이미 때늦은 감이 없지 않다.

종합상담-융복합적 전문성 공존하는 뱡향전환 필요
이 같은 관점에서 약국의 일대 방향전환은 종합적 상담능력과 융복합적 전문성이 존재하는 공간으로 탈바꿈할 때 가 온 것으로 보인다. 

약국 체인의 역사는 30년이 훌쩍 넘었지만 그 정체성은 모호하다. 등장하는 체인마다 한두 해도 못가 유통회사가 돼 버렸다. 뚜렷한 목표를 정한 것 같지만 이 체인 저 체인 간판만 없애면 같아 보이는 게 소비자의 눈은 달랐을까?

변화의 주체가 됐어야 할 체인
약국 시장에 있어 변화의 주체가 됐어야 할 약국체인이 오히려 변화 없이 다른 변화에 의해 추월당하는 상황이 됐다. 자성은 없고 알맹이 없는 변화를 외치는 함성만 있으며 혁신에서는 조용하다는 생각이다. 약국 체인은 회원 약국의 진정한 컨설턴트가 돼야 한다. 

약국이란 '처소적 개념'은 물론, 약사라는 '행위적 개념'에 대한 세심한 개입이 있어야 하며 근무직원과 약사에 대한 '총괄적 관리'도 책임져야 한다. <중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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