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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 병원과 브로커

법무법인 규원 우종식 변호사

2023-01-14 05:50:25 약사공론 기자 약사공론 기자 hsjoo@kpanews.co.kr

최근 신규병원과 관련해 피해자인 약사를 고소대리했던 사건의 판결이 있었다. 의사는 구속 기소됐었고 브로커는 일반 재판을 받았는데 둘다 징역형이 선고됐다. 사실 고소 당시에는 의사는 운영능력이 없는 자이고 브로커는 이를 알고 있었다는 정황과 증언들로 고소했는데 실제 수사가 이뤄지고 나니 정황과 증언들이 사실로 밝혀져 약사로서 화가 나기도 했다.

늘 이야기하지만 신축 건물의 3~4개층을 사용하며 여러 명의 의사로 구성된 병원이 입점된다고 하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 왜 어려운지, 어떻게 문제가 발생하는지 이번 칼럼에서 핵심만 보고자 한다.

1. 의사가 항상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약사도 의사도 모두 늘 돈을 잘 벌고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병원이 들어오고 의사라고 한다면 ‘무조건 망하지 않는다’라고 믿는 것이 우리나라 사람들인 것 같다.

대부분은 그렇지 않겠으나 실제 실패하는 병원도 있다. 그리고 그렇게 실패하게 되는 병원의 경우 큰 경제적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이러한 의사들이 브로커들과 함께 신규병원을 찾게 된다.

2. 시행사는 분양대금을 받으면 그만이다.
브로커들은 신축건물을 찾아다니며 의사가 여러명 들어오는 큰 병원을 입점시켜주겠다고 한다. 그리고 의사를 소개하고 임대차계약을 체결하게 해주겠다고 한다. 실제 그 의사는 이미 신용상태가 좋지 않지만 시행사는 고의든 과실이든 이를 확인하지 않는다. 지원금은 수억원에서 20억원이 되기도 한다.

그 의사는 실제로도 의사이고 약정서나 이행각서를 쓰기 때문에 분양할 때 여러층에 여러과목의 병원이 입점 확정됐다고 광고를 하고 분양을 한다. 이미 분양대금은 지원금만큼 부풀려져 있으나 수분양자는 이를 알 리가 없다. 병원인데 설마라는 생각에 렌트프리도 몇 개월씩 준다.

시행사는 분양대금을 받으면 되고 그 뒤는 의사와 수분양자들 사이의 일이라고 생각한다.

3. 실제로는 운영이 어렵다.
이미 대부분 신용상태가 좋지 않은 상태의 의사이기 때문에 병원운영이 제대로 될 리가 없다.

약사들이나 수분양자들이 간과하는 것이 있다. 병원은 의사 한명으로 돌아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특히 여러층, 여러과목을 운영하려면 사람이 필요하다. 

렌트프리기간에 차임은 발생하지 않으니 밖에서는 모른다. 하지만 인건비는 적지 않다. 큰 규모의 병원은 인력규모가 상당할 수 밖에 없다. 간호사, 영양사, 물리치료사 등의 인건비도 적지 않지만 사실상 페이닥터(봉직의)의 급여는 아시는 바와 같이 이를 훨씬 상회한다. 

예를 들어 월 급여로 세후 1500만원이라고 하면 1500만원만 있으면 되는 것이 아니다. 4대보험과 세금을 생각하면 세전 금액은 2400만원에 가깝다. 결국 약속한 규모가 돌아가려면 한달에 억단위의 돈이 필요하다는 것이다(월세를 빼고도). 이를 간과한 사람들은 병원만 들어오면 어떻게든 되겠지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병원의 규모에 맞는 인력도 채용하지 않은 채 렌트프리기간이 끝나면 폐업을 하고 임대인들이 되어버린 수분양자들에게 보증금을 포기할테니 계약을 해지해 달라고 한다(보증금은 이미 지원금에 포함된 경우가 많다).

4. 피해는 누구의 것인가?
결국 약국 수분양자, 약국의 임차인, 병원의 수분양자들이 피해자가 된다. 운이 좋으면 소송을 통해 돈을 돌려받는 것이고 운이 없으면 이겨도 시행사한테 돈을 받기 어렵다. 그 사이의 이자를 내며 버티는 고통은 모두 피해자들의 것이다.

일정 규모 이상의 병원은 정말 한달에 수억을 내고도 버틸수 있는 경제적 능력이 있어야만 운영 가능하다. 단순히 임대차계약서, 의사면허증, 전문의자격증을 믿고서 이를 담보로 수억을 배팅할 것인가?

5. 이번 사건! 누가 죄인인가?
뮤지컬 넘버 같은 소제목이다. 이번 고소사건에서 문제가 된 의사에게 브로커는 의사에게 "상가 건물 시행사를 통해 개원하게 되면 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고 알려줬다. 그리고 이 사건 이전 다른 지역에서 브로커와 함께 병원을 개설하는 것으로 지원금을 받으려고 돌아다녔다. 
수사과정에서 확인된 것만 2018. 10.경 시흥시에서 의사4인, 2019. 5.경 의정부시에서 의사5인, 2019. 7.경 김포시에서 의사 5~6인으로 구성된 병원을 개원해 5년간 운영하는 임대차계약, 컨설팅계약을 하고 다녔다는 것이다. 그러던 중 결국 의사는 사기죄로 구속됐다가 집행유예로 나왔다.

브로커는 이미 의사가 채무가 많고 압류도 많아 병원을 운영하기 어려운 것을 알고도 의사에게 동일하게 지원금을 받고자 했던 것이다. 의사는 이러한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또 같은 일을 반복했다.

시행사에게 받은 지원금뿐만 아니라 피해자인 약사에게도 전문의 3인이 3년간 운영하겠다는 이행 합의서를 제공하고 돈을 받아갔지만 당연히 이행할 수 없는 것이었다.

이 사건에서 시행사에게 동일한 의사를 반복해 소개하고 지원금을 받으려했던 브로커가 큰 죄인일까? 자신이 병원을 운영할 능력이 없음을 알고도 지원금을 받고자 함께 계약서를 쓰고 다닌 의사가 큰 죄인일까?

6. 권선징악
이 사건에서 내가 더 화가 났던 것은 이 브로커를 예전 다른 사건에서 이미 상대한 적이 있다는 것이다. 당시에도 병원을 입점시키겠다고 약국으로부터 돈을 받아갔었고, 경제상태가 안좋은 의사를 개원의라고 소개해 약국을 입점시켰었다. 결국 의사와 브로커에게 민사로 이겼지만 의사와 브로커에게 둘 다 돈이 없었다. 

그 브로커가 다시 몇 년이 지나 사기죄의 피고인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그동안 쌓인 경험과 그때의 자료를 포함해 고소했고 드디어 처벌을 받았다. 

당시에도 그 의사의 경제적인 상태가 좋지 않았음을 알고 있었다고 생각됐는데 그 이후로도 이렇게 오랜기간 동일한 일을 해오고 있을 줄 몰랐다. 

결국 나쁜 짓을 하면 벌을 받는다.

7. 마치며
변호사로서 약국 사건을 많이 접하다보면 겹치는 브로커들이 나온다. 그 수많은 건들 중에 내가 중복해서 알 정도면 얼마나 많은 피해자가 있었을지 상상하기 어렵다. 그렇게 알고 있는 브로커들은 '공인중개사법 위반'이나 '사기'로 수사를 받았거나 처벌받은 사람들이 많다. 브로커들의 위험성을 알고 있는 이상 약사회 차원에서라도 약국매물은 공인중개사 제도안에서 거래될 수 있도록 만들기를 간절히 바란다.

그리고 이러한 사건들이 많아지고 금액이 커지다 보니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의사의 개설이력을 확인할 필요성이 분명히 있다. 현재로서는 물어보는 것 외에는 제도적으로 확인할 방법이 없으나 특정한 제한을 두고서라도 확인할 수 있는 제도가 마련된다면 환자의 선택권에도 도움이 되고 사기 피해자도 줄어들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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