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약사공론 채선영 청년기자
이름부터 생소한 디지털치료제(digital therapeutics, DTx)란 무엇일까? 전통적인 의미의 약이 아닌 질병을 예방·관리·치료하기 위해 환자에게 근거기반의 치료적 개입을 제공하는 소프트웨어 의료기기이다(SaMD). 디지털치료제는 게임(VR), 애플리케이션, 챗봇 등의 형태로 구현될 수 있다.
현재 수면, 당뇨, ADHD 등의 다양한 적응증에 대한 치료제가 개발 중이며 올해 2월 15일 국내 최초로 솜즈(Somzz)라는 불면증 인지행동 치료법 프로토콜을 구현한 앱이 식약처의 품목허가를 받았다.
디지털치료제를 표방하는 ADHD치료를 위한 게임은 일반 게임과 어떤 차이점이 있을까 알아보기 위해 직접 플레이 해보았다.
FDA에서 승인된 ADHD를 위한 디지털치료제인 'EndeavorRx'는 처방이 필요해서 다운받을 수 없었다. 대신 한국에서 출시한 아이의 ADHD 치료를 위한 게임 앱인 'StarRuckus'를 플레이해보았다. 처음 게임실행화면은 여느 다른 게임과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게임 내에 부모용 비밀번호를 입력하는 칸과 아이의 게임 활동을 볼 수 있는 페이지가 따로 있었다. 게임 자체는 캐롯 러너라는 러닝 게임과 컬러 슈터라는 슈팅 게임으로 구성돼 있었고 다른 러닝 게임, 슈팅 게임과 비교해봤을 때 성인이 플레이해도 재미있을 만큼 캐릭터도 귀엽고 레벨 디자인도 적절하게 돼 있었다.
ADHD 환아가 게임을 플레이하게 되면, 아이가 지속적으로 게임을 수행하는 과정을 통해 주의력에 대한 강화 결과 리포트를 받아볼 수 있다. 또한 셀프체크를 통해 ADHD의 가능성도 알아볼 수 있다.
또다른 앱은 ADHD인 아이에게 동기부여를 해주기 위한 'Joon app'이다. 학부모용 앱과 게임을 실행하는 자녀용 앱이 구분돼 있는데 부모가 아이에게 하길 원하는 행동을 게임에 반영해 아이가 수행할 때마다 게임 내에서 보상을 얻을 수 있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부모용 앱에서 양치하기를 입력하고 스케줄을 정해준다면 아이는 게임 내 퀘스트에서 해당 행동을 수행한 뒤의 보상을 게임 내 코인으로 얻을 수 있고 이를 이용해 자신의 캐릭터를 돌보고 꾸밀 수 있다.
FDA, 한국 식약처 모두 디지털치료제를 승인받기 위해서는 해당 제품의 사용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환자에게 어떤 임상적 근거가 어떻게 적용돼 구현되는지 설명한 자료가 필요하며 실사용 증거(RWE)를 통해 지속적인 유효성 근거를 마련하는 것 또한 필요하다.
디지털치료제로 구현될 수 있는 것들 중 게임의 경우는 조작이 매우 간단하고 쉬워 원리에 대한 설명이 필요치 않을 정도였다.
하지만 환자에게 기존 치료제와 병용해 사용하는 보완제와 함께 복약지도를 하거나 디지털 치료제를 포함한 임상 치료, 약물치료 및 교육을 하는 방식은 전문가가 필요하다. 이 분야는 약사가 참여하고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디지털치료제 관련 제도가 이제 막 정비되기 시작한 지금부터 관심을 가지고 쭉 지켜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