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범인을 잡는다’ 라고 하면 수사를 하는 경찰이나 검찰을 떠올릴 것이다.
약사가 범인을 잡는다는 것은 매우 생소할 것이다. 그런데 실제로 범인을 잡는 즉, 범죄 수사에 참여하는 약사가 존재한다. 바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하 국과수)의 약사다.
지난 2023년 2월 2일, 국과수는 제1회 신규채용시험 공고를 발표했다.
총 9개 직위, 19명을 선발하는데, 이 중 약사 면허 소지자는 보건연구사 (약학) 직급 중 독성학 응시분야에 지원이 가능하다. 보건연구사(약학) 직급의 담당업무는 아래와 같다.
① 생체 시료의 법독성학적 감정
② 식품, 의약품, 생약 등에서의 약독물 감정
③ 생체시료(소변, 모발 등) 및 압수품에서 마약류 및
환각물질 감정
④ 약독물 및 마약류 감정 관련 분석법 개발 및 연구
공직 약사의 한 분야인 국과수 약사는 실제 범죄 현장에서 수집된 증거 및 생체시료의 포렌식 (forensic) 분석을 통해 사건 해결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국과수 약사는 언론으로 보도되는 대부분의 약물 관련 범죄를 검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지난 2018년 발생한 ‘버닝썬 사건’ 이후 마약류 관련 업무가 두 배 이상 상승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지난 2015년 발생한 ‘상주 농약 사이다 사건’에서는 피해자가 마신 박카스 병에서 검출 된 메소밀(Methomyl, 농약의 일종)이 피고인의 상의와 하의에서도 광범위하게 검출돼 유죄(무기 징역)로 인정되는 데에 기여하기도 했다.
이처럼 국과수 약사는 약사라는 전문성을 통해 사건의 진실에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도록 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다른 분야에서는 할 수 없는 국과수 약사만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책임감과 소명 의식이 클 수밖에 없을 것이다.
약대생들은 국과수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국과수 약사로의 진출을 희망하는 동국약대 A학생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청년기자 이재영
A학생은 “처음에는 남들처럼 제약회사나 지역 약국으로 진로 방향을 잡았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약사의 직능을 펼칠 수 있는 곳이라면 독특하면서도, 나로 인해 어느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은 생각이 있었다. 왜냐하면 노동이란 자본뿐 아니라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는 일이라는 두 가지 가치가 있다고 생각해왔기 때문이다”라며 자신의 직업가치관을 설명했다.
또한 국과수 탐방 경험이 있는 A학생은, 여러 진로 중 국과수 진출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국과수 약사는 주로 약독물과와 마약분석과에서 일을 하고 있었고, 실제 이용하는 여러 분석기기와 분석을 기다리는 혈액, 소변, 머리카락 등도 볼 수 있었다. 이것을 정확하게 분석함으로써 누군가의 누명을 벗기거나, 잘못을 짚어낼 수 있다는 것이 의미 있는 일로 다가왔고 심장이 뛰었다. 내가 가치 있는 사람으로서 일할 수 있는 곳이라고 느껴졌고 여러 진로 중 국과수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라고 답했다.
현재 국과수에는 약사 인력이 부족한 상황이다.
모집 인원에 비해 지원자가 적기 때문에 국과수에 대한 약대생과 약사의 관심이 필요하다.
사건의 진실을 밝히고, 피해자의 억울함을 풀어주는 일에 참여하고자 하는 사명감과 꿈이 있는 사람이라면 국과수 약사에 도전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