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약사공론 이보배 청년기자
복용 후 남은 약은 어떻게 처리해야 할까? 시민들은 일반쓰레기로 배출하거나, 배출 방법을 검색해도 약국이나 보건소로 가져가라는 서로 다른 답변뿐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각 지자체에서는 수거 방안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서울시는 과거 구단위 조례로 제정됐던 폐의약품 수거 체계를 시 단위로 통합해 관리하기로 작년 9월 발표했다.
기존 약국 중심의 폐의약품 수거에서 주민센터, 복지관 등의 공공시설에 폐의약품 수거함을 설치하는 방식으로 변화해 접근성을 높여 분리배출을 유도하겠다는 목적이다.
올해 4월에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현재 516개의 공공시설에 설치됐다. 또한 폐의약품의 종류별 폐기 방법과 수거함 위치를 '스마트서울맵'을 통해 한 번에 확인할 수 있다고 밝혔다.
기존 지역 악사회의 자발적인 참여로 운영되던 약국 수거모델은 약국 업무 과다로 제외됐다. 그렇다면 기존 약국으로 가져가는 방식과 현재 폐의약품 수거함 방식은 어떤 차이가 있는지 직접 살펴봤다.
기존 폐의약품 수거 처리 방식은 가정에서 약국이나 보건소로 가져가면 약국이나 약사회가 보관해 두었다가 월별 혹은 분기별 자치구 청소부서에서 수거해 소각 처리하는 방식이다.
공공시설에서 수거함을 설치해 자치구 청소부서에서 처리하는 지금의 개편된 방식은 운송비용이나 보관 비용이 절약된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기존 수거 방식은 참여하는 약국인지 소비자가 직접 알아봐야 했지만, 수거함이 비치된 공공시설을 ‘스마트 서울맵’을 통해 공고해 손쉽게 근처 수거함을 찾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하지만 폐의약품 수거함 설치가 장점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직접 변경된 방식으로 폐기를 진행해보니 몇 가지 단점이 존재했다.
우선 근처 수거함을 찾기 위해 접속한 '스마트 서울맵'은 상당히 느리고 메뉴가 많아 필요한 정보를 찾기 어려웠다. 근처 수거함이 비치된 주민센터를 방문했을 때 미리 폐기 방법을 숙지했음에도 포장을 어디까지 제거하고 버려야 하는지 알기 어려웠다.
또한 제시된 알약이나 가루약, 물약, 연고 제외한 패치류나 다른 제형에 대한 안내는 없었다.
또한 이전 약국 폐기방식과 비교해도 약이 유통기한이 지난 것인지 변질된 것인지 애매한 경우 약국에 문의하면 폐기 여부를 결정할 수 있었던 것과는 달리 멀쩡한 약도 폐기되는 경우가 많았다. 또한 야외에 개방된 장소에 비치돼 있어 불법적인 약물 습득의 경로가 될 위험도 있었다.
자치단체는 폐의약품 수거에 있어 위와 같은 단점을 개선해 더 나은 환경과 시민건강을 보호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