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기자 이시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해 핵 위협을 가함에 따라 올해 초 3월 불가리아의 약국들은 단 6일 만에 지난 1년치 판매량에 해당하는 요오드화 칼륨(KI), 일명 '요오드 알약'이 판매됐다. 9월에는 우크라이나 자포리지아 원자력 발전소 주변에서 전투가 벌어지는 것을 우려한 폴란드 정부가 방사능 유출에 대비해 시민들에게 요오드 알약을 배포하기도 했다.
이처럼 방사능 유출 위험 속에 요오드 알약의 수요가 급증한 것은 일반적으로 요오드 성분이 포함된 약품이 핵 사고가 발생했을 때 치명적인 방사선 피폭에 대비하는 필수 의약품으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방사성 물질 노출에 대한 대비책으로 요오드 알약을 복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먼저 보통 자연상태에서 존재하는 요오드는 '아이오딘-127'로 방사능이 없고 요오드의 방사성 동위원소인 '아이오딘-131'은 베타선과 감마선을 방출하는 대표적인 방사성 물질이다. 그리고 '아이오딘-127'은 요오드 알약에 포함된 자연 요오드이고 ‘아이오딘-131’은 핵 사고시 빠르게 대기중으로 유출되는 방사성 물질 중 하나인 방사성 요오드이다.
요오드는 우리 몸의 갑상선호르몬 생성에 필수적인 물질로서 인체에 유입되면 대부분이 갑상선으로 모인다. 대량의 방사성 요오드에 노출될 경우 갑상선 내에 방사성 요오드가 축적되고 체내에서 방사선을 방출하여 갑상선 세포를 파괴하고 갑상선암을 유발할 수 있어 매우 위험하다.
이런 위험에 대항하는 요오드 알약의 원리는 다음과 같다.
체내에서 일정량 이상의 요오드는 몸 밖으로 배출되는데 이 때 요오드 종류의 구별없이 배출된다. 따라서 만약 방사성 요오드가 몸에 축적되기 전에 요오드 알약을 복용하여 자연요오드를 섭취하면, 방사성 요오드가 몸에 축적되지 않고 그대로 배설되어 향후 갑상선암의 위험을 낮추는 효과가 나타난다는 것이다.
한편 방사능 유출 예방을 위한 목적으로 요오드를 복용하는 것에 대해 회의적인 전문가 의견도 있다.
갑상선은 제한된 시간 동안만 요오드를 저장하기 때문에 방사능 노출 전후 1~2시간 이내에 복용해야 하고 실제 방사능 유출시에는 방사성 요오드 뿐만 아니라 방사성 스트론튬, 방사성 세슘 등 다른 물질들도 함께 유출되므로 방사능 노출의 예방책으로 요오드를 복용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는 주장이다. 그리고 자연 요오드도 많이 섭취하면 갑상선 항진증이 유발될 수 있기 때문에 급성 의학적 이유를 제외하고는 요오드 알약을 복용하지 말라고 충고한다.
최근 유럽에서 핵 공격이나 원전 누출 등에 위협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요오드 알약의 수요가 급증한 것은 사실이다. 요오드 복용의 예방 효과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들이 있을 수 있지만 방사성 요오드 유출의 공포감으로 약을 구매한 사람들이 실제로 그것을 복용하는 상황이 벌어져서는 안된다는 것은 우리 모두의 공통 의견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