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부문

대상

우수상

시 부문

대상

우수상

청년문학상

제7회 이가탄 한국약사문학상 시 부문

[대상]

수면내시경

류인자

수면내시경 창백한 입술을 마주하고 있다 내 보행과 상관없이 다시 낯선 터널로 진입해야 한다 지나간 시간이 벽에 새긴 쓰디쓴 흔적 입구에서 모르는 검은 속내 어둠이 만든 깊이와 구부러진 각도도 예측할 수 없다 들어가야 한다 꿀꺽, 단박에 아득한 추락이다 우회로 없는 막막함에도 타고 가는 급물살 세찬 도리질을 하며 너의 상처를 외면하고 싶지만 나를 잡고 있는 손에 기꺼이 순종한다 출구가 있다는 사실은 명백하다 어둠에 길들여지며 초점을 조준한다 여린 벽을 할퀴고 지나간 강물을 더듬는다 지문이 아프게 읽힌다 깊은 수렁을 빠져나갈 시간이 되었다 순간, 빛이 쏟아져 내린다 거부할 수 없는 졸음에 또 다른 어둠 속에 갇히고 있는 너를 밀어내고 나는 더러워진 팔과 다리를 씻으며 캐어낸 너의 어둠을 풀어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