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 마더스스토리 공모전 약사 [편지]부문

우수상

아버지라는 이름의 당신께

최재윤 약사

당신의 기일을 앞두고 당신을 떠 올립니다. 58년 개띠..... 참 힘든 때에 저를 낳으셨지요. 그 시절 개띠들. 보통 삼류인생이라고들 말 들으면서 살아왔죠. 그렇지만 그 시절 자식들 키워내신 어버이들만 하였겠습니까? 모닝빵.... 당신이 가족을 이끌어 오시면서 유일한 낙이 낚시였었죠. 낚싯대만 있으면 돈이 더 들지 않는 일이라고요. 부업에 시달리는 어머니를 일요일만이라도 쉬게 해 주신다고 새벽에 저를 데리고 아침도 안 드시고 낚시터로 갔었죠. 그 때 식사대용이 모닝빵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살며시 우유향이 배어있는 그 빵을 무지 좋아했습니다. 낚시보다는 그 빵 때문에 따라 나섰던 것 같습니다. 기억하고 계실지는 모르겠지만..... 그 날 그 여름날, 그 모닝빵이요..... 남한테 부탁이라고는 모르시던 분이, 저를 데리고 당신 친척 형님 되시는 분께 집안 급한 사정이 있으니 도움을 청하러 가신 적이 있으셨죠. 그 모닝빵을 들고서. 물론 거절당하셨고, 아무것도 들어있지 않은 그런 빵은 얘들도 안 먹는다고.... 눈이 부시도록 흰 길바닥이 태양보다도 더 이글거리는 新作路를 걸어가시면서 아무데나 발길에 채이고 있는 풀 한포기를 가리키시면서....... 얘가 있던 자리는 이곳이 아니란다. 산 속이었단다. 근데 쫓겨났단다. 아니 나 살고자 도망 나왔단다. 질경이는 산림이 형성되기 전 맨 먼저 똬리를 튼 놈이었지. 자연의 弱肉强食은 매정하리만큼 야속하단다. 낮은 놈 위에 높은 놈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앉았지. 햇볕을, 그리고 햇빛마저 못 보던 놈은 그렇게 도망쳤단다. 나 살자고. 겨우 자리 잡은 곳이 이 新作路란다. 그래도 물은 있을 줄 알았을 거다. 근데 없었다. 근데 살아야 했다. 물을 머금고 있어야 했겠지. 그래야 비가 오지 않아도 생명을 부지할 수 있겠지. 車前子라는 씨에도 물을 가득 채워야지. 어디 떨어져도 싹 틔울 수 있게끔.... 물이 있을 때 더 많은 물을 빨아 들여야만 했겠지. 그리고는 뺏기지 말아야 했다. 그래서 심줄 굵은 질기기 질긴 질경이가 되었단다. 그리고는 아무 생각 없이 제가 좋아하는 모님빵을 깨작거리는 저를 내려다보고 계셨지요. 그 질경이가요 그냥 나 같아요. 당신만큼은 아니지만 저 역시 그렇게 어렵게 살았던 거 같아요. 힘들 때마다 질경이를 가슴에 새겼었지요. 아니 당신 말을 새겼었지요. 還甲을 넘어서니까 더욱 당신 말씀이 새록 떠올라요. 그 곳에서도 낚시를 좋아하십니까? 아직도 저는 모닝빵을 제일 좋아합니다. 그리고 당신을 제일 좋아합니다. 그렇게 당신을 닮아가고 있습니다. 2019년 여름에